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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한울님

마음닦기/독서

by 빛살 2022. 11. 2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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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한울님, 해월 최시형의 삶과 사상/윤석산/모시는 사람들/2014.08.14.

 
진즉에 책을 사놓고 앞부분만 조금 읽다가 덮어두었었다.
11월 18일 덕업관에서 이 책의 저자가 <포항사람 해월 최시형 선생의 생애와 사상>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좋은 인연이다싶어 책을 다시 펼쳤다. 
한자어가 많고, 낯선 단어도 이따금 보였지만 읽는데 크게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좀더 쉽게 풀어쓴 개정판이 나왔으면 좋겠다.
 
해월과 동학의 세계로 가는 길잡이를 만난 느낌이다.
이제라도 읽었으니 다행이다.
 
<해월의 리더십> 강연 중에서
1.비범한 정신력과 종교적 권위
-일손을 놓지 않는 성실함(일하는 한울님, 머슴 교주), 철저한 수행 생활
2.신뢰 구축
-수운의 가족을 비롯해 교도를 끝까지 돌봄, 최보따리(스승의 유고를 끝까지 가지고 다님)
3.제자들과의 파트너십
-영해민란, 동학농민전쟁 등 큰일이 있을 때마다 의견을 모음
4.和順과 調和의 조직력
-접주(포항 흥해 매산리 매곡동에서 최초로 조직-수운), 포, 좌우도 편의장, 육임제 등
5.자부심과 희망의 고취
-모두가 한울님을 모시고 있는 평등한 존재(시천주)임을 설파.
 
대부분의 종교와 철학 및 문학에서 빛나는 창조는 주로 만남의 순간에 배태된다.(37)
-수운과의 만남(자발적), 제지소 용인으로 있으면서 만난 사람들(포교, 경전 발간을 도움) 등
 
"내가 젊었을 때에 스스로 생각하기를 옛날 성현은 뜻이 특별히 남다른 표준이 있으리라 하였더니, 한번 대선생을 뵈옵고 마음공부를 한 뒤부터는, 비로소 별다른 사람이 아니요 다만 마음을 정하고 정하지 못하는데 있는 것인 줄 알았노라."(37-8)
-至氣今至 願爲大降(降靈呪文) 侍天主 造化定 永世不忘 萬事知(본주문, 13자 주문) 3·7자, 21자 주문
*지기=混元之一氣, 神
*定: 한울님의 덕에 합일이 되어 그 마음을 정하는 것
*조화: 함이 없이 저절로 되는(造化者 無爲而化也, 동경대전 논학문) 자연의 힘, 곧 우주의 힘이며 한울님(-하늘숭배와 이어짐)의 힘.
 
밥 한 그릇에 모든 세상의 이치가 담겨져 있다.(<天地父母> 天依人 人依食 萬事知 食一碗)
-事事天 物物天, 생활 혁명
 
待人接物: 待(맞이하다)人---事人如天, 接物---接物如天 → 三敬(天,人,物)說 → 다시 개벽(후천개벽)
 해월이 가르친 하늘은 사람과 떨어져 초월적 존재로 있는 하늘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 안에 있어 사람이 정성을 다해 길러야 하는 하늘이다.
"경천만 있고 경인이 없으면 이는 농사의 이치는 알되 종자를 땅에 뿌리지 않는 행위와 같으니, 도 닦는 자는 사람을 섬기되 한울과 같이 한 후에야 처음으로 바른 도를 실행하느리라. " 이 경인 사상은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만민이 모두 평등하다는 사상으로 나아간다. 해월의 경물사사은 더 급진적이다. '사람은 사람을 공경하는 것만으로는 도덕의 극치가 되지 못하고 물(만물)을 공경함에까지 이르러야 천지기화의 덕에 합일될 수 있느니라." 천지자연의 초목과 돌멩이까지 하늘이 깃든 '인격체'로 보고 지극히 공경해야 한다는 사상이다. 이 경물 사상은 오늘의 생명, 생태사상을 100년 앞서 제시한 것이다.(
한겨레 2023.03.11)

淸水一器의 제례법

向我設位

"나의 부모는 첫 조상으로부터 몇만 대에 이르도록 혈기를 계승하여 나에게 이른 것이요, 또 부모의 심령은 한울님으로부터 몇만 대를 이어 나에게 이른 것이니 부모가 죽은 뒤에도 혈기는 나에게 남아있는 것이요, 심령과 정신도 나에게 남아있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제사를 받들고 위를 베푸는 것은 그 자손을 위하는 것이 본위이니, 평상시에 식사를 하듯이 위를 베푼 뒤에 지극한 정성을 다하여 심고하고, 부모가 살아계실 때의 교훈과 남기신 사업의 뜻을 생각하면서 맹세하는 것이 옳으니라.(277)

*心告: 마음에 모신 한울님께 자신이 행동을 고하여, 자신의 행동이 한울님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는 종교적 서원.
 

해월은 때에 따라 쓰고(用時), 때에 따라 움직이는(用活) '용과 활'로써 시대와 짝해 나가지 못한다면, 그 도는 死物, 곧 죽은 도라고 힘주어 말했던 것이다.(136)-용시용활론 

베 짜는 한울님

"내 일직 淸州 徐垞淳의 집에 갔더니 그 子婦 織布을 듣고 徐君에게 무르되 子婦織布하는가 天主織布하는가 함에 徐君이 나의 말을 不卞하였다. 어찌 徐君뿐이리오."

해월은 시아버지도 그 며느리를 한울님같이 섬겨야 한다는 가르침을 폈던 것이다.(284)

"道家 婦人幼兒함은 是 天主하는 것이니 할 것이며, 又 道家에서 인이 하거든 하엿다 치 말고, 天主 降臨하셧다 칭하라."

-천도교는 일찍부터 여성, 아동 운동을 했다. 해월의 외손주 정순철, 짝짜꿍, 졸업식 노래 등 작곡한 동요작가이다.

 

有無相資: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이 서로 돕는다.-患難相恤

同歸一體: 各自爲心(제각기 마음을 달리 먹음)을 극복하고 한울님의 큰 정신에 합쳐서 한울님과 한몸같이 되자는 것.

輔國安民: 부정부패난 외세의 침탈로 인하여 균형을 잃은 나라를 균형 잡힌 나라고 일으켜 세우고(輔國), 이를 통해 백성의 삶을 안정되게 하는 것(安民)을 뜻한다.

歎道儒心急: 도를 이루기 어렵다고 탄식하며 선비의 마음은 급하기만 하다.-현묘한 기틀이 나타나지 않아도 마음을 급하게 갖지 말라.

 

以天食天

"만일 한울 전체로 본다면 한울이 한울 전체를 키우기 위하여 동질(同質)이 된 자는 서로 도움으로써 서로 기화(氣化)를 이루게 하고, 이질(異質)이 된 자는 한울로써 한울을 먹는 것으로써 서로 기화(氣化)를 통하게 하는 것이니, 그러므로 한울은 한쪽 편에서 동질적 기화로 종속을 기르게 하고, 다른 한쪽 편에서 이질적 기화로써 종족과 종족의 서로 연결된 성장·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합하여 말하면 한울로써 한울을 먹는 것(以天食天)은 곧 한울의 기화작용으로 볼 수가 있는 것이다. 대신사께서 모실 시자의 뜻을 풀어 밝히실 때에 안에 신령이 있다함은 한울을 이름이요, 밖에 기화가 있다함은 한울로써 한울을 먹는 것을 말씀한 것이니 至妙天地妙法이 도무지 氣化에 있느니라.(285)

-"본질적으로, 그리고 속성상, 인생은 죽이고 먹음을 통해야 살아지는 무서운 신비의 덩어리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통이 없이 인생을 살겠다고 하는 것, 인생은 원래 이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유치한 발상이라고 볼 수 있지요".(신화의 힘, 조셉 캠벨 133)

 

 

189862일 하오, 교형을 당하기 2시간.

러시아 공사 파블로프가 해월의 사상에 감복하여 사진을 찍었다.

범죄자 증명사진(머그샷)을 제외하면 유일한 사진이라고 한다.

설사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차입금 50냥으로 떡을 사서 굶주리는 죄수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옷고름이 오른쪽으로 쏠린 것은 자세를 바로잡기 위해 뒤에서 붙잡고 있었기 때문이며 왼쪽 허리부분에도 받침대가 일부 보인다.

퉁퉁 부은 발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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