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딜 수 없는 사랑

견딜 수 없는 사랑/이언 매큐언, 한정아/ 복복서가/2023.05.02.
원제는 'Enduring Love', 2004년 영국에서 만든 영화는 제목이 '사랑을 견뎌내기'였다. '사랑을 견뎌내기'가 작품 내용에 더 적합한 것 같다.
읽으면서 내내 답답했다. 교직에 있을 때 ADHD(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가 있는 학생과의 경험 때문이었다. 해결 방법을 못찾아 어려움을 많이 겪었었다. 요즘은 장애인 탈시설화(장애인이 시설 수용에서 벗어나 지역 사회에 거주하며 지역의 주체로 자립적 생활을 영위하는 것)를 주장하고 있다.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라는 의문을 갖고 읽었다.
초여름, 들판에서 헬륨풍선기구 추락사고가 있었다. 기구에 5명이 매달려 일종의 연대를 형성하고 있다가 누군가 손을 놓았고 마지막으로 존 로건만 남았다가 떨어져 죽었다.
나(조 로즈)는 '누가 먼저 손을 놓았나?' 의심을 하며 죄책감을 느끼지만 당당하게 문제와 대면하지 못한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가장 어려운 것은 현실을 수용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내 탓이오(Mea Culpa) 운동: 1990년대 초반 김수환 추기경이 주도한 국민 신뢰 회복 운동."Mea culpa, mea culpa, mea maxima culpa" "제 탓이오, 제 탓이오, 저의 큰 탓이옵니다." - 가톨릭 참회의 기도문
*行有不得者어든 皆反求諸己니 행하고 얻지 못하는 게 있거든 모두 돌이켜 자기에게서 구할 것이니 其身正而면 天下歸之니라 그 몸이 바르면 천하가 돌아오는 것이니라.-맹자 이루 4장
제드 패리는 은둔 생활을 하다 기구에 매달리면서 일종의 연대감을 느낀 것 같다. 나는 충격을 받은 제드 패리를 위로하지만(괜찮아요,37) 패리의 기도 권유를 거절함으로써 연대가 깨진다. 집으로 돌아와 한밤중 패리의 전화를 받았지만 클래리사에게 전화내용을 밝히지 않는다. 아내와의 정신적 연대도 끊어진 것이다. 첫번째 실수.
이후 패리의 미행(스토킹)이 시작된다. -> 문제의 발생: 사건에 정면으로 맞서지 못함. 숨기기.
조의 정확하고 신중한 마음이 가진 문제는 그 마음에 존재하는 감정을 보살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주장이 헛소리에 지나지 않고, 일탈이며,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127)
나(조 로즈): 과학 칼럼니스트. 프리랜서- 진화론자, 무신론자. 이성, 분석적 사고
* 방향적 사고: 문제해결 (Problem Solving)을 위한 일련의 내적 행위이다. 이때의 문제 해결은 대수학 문제일 수도 있고 고장난 자동차를 고치는 것일 수도 있으며, 친구가 약속한 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이유를 찾는 것일 수도 있다. 모든 행위에 있어서 내적 행위의 여러 단계는 문제의 해결이라는 궁극적 목표에 의해 방향지어지며 지배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사고는 하나의 행위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사고란 유기체가 수행하는 어떤 것으로서, 말초적인 것이 아니라 중추적인 것이다(오세진 1999). 수직적 사고(수렴적 사고)<-> 수평적 사고(확산적, 발산적 사고)
위험사회이론(울리히 백). 정상사고 이론(찰스 페로우)-복잡하고 긴밀한 연계를 하는 기술 시스템에서는 사고를 피할 수 없다. 원자력발전소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눌 수 있다. 교감신경은 위급한 상황에 빠졌을 경우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며 부교감신경은 위급한 상황에 대비하여 에너지를 저장해두는 역할을 한다.
-> 조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은 방향적 사고에 빠져 있고, 교감신경계의 지배를 받는다.
먼저 자신을 완벽히 설득해서 자신이 하는 말을 믿는 척 연기할 필요조차 없다면 가장 큰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속인 개인들은 출세해서 잘살았고, 그들의 유전자도 번성했다. 그래서 우리가 옥신각신 다툰 것이다. 우리의 고유한 지성이 우리에게 유리한 주장만 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 주장의 약점을 선택적으로 모른 척하기 위해 항상 동원되고 있었기 때문에(158-9, 자기 설득)
-> 자신이 만든 벽을 넘어서지 못함.(드클레랑보 증후군- 극도의 자기 중심적 사고)
유아론자(실재하는 것은 자아뿐이고 다른 모든 것은 자아의 관념이거나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 216).
클래리사: 영문학 교수, 문학비평가, 키츠 낭만주의시. 감정
제드 패리: 기독교, 창조론자.신앙. 드클레랑보 증후군 환자. "페리는 자기 마음속에서 자신의 하느님이 하는 이야기에만 귀 기울였다."(229)
존 로건과 진 로건: 존 로건은 런던 의학협회 참석하러 가는 길에 논리학자 제임스 리드와 그의 어린 애인을 차에 태운다. 진 로건은 여대생을 존의 애인으로 오해한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 하나 있어요. 바로 나를 무시하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은 척하고, 시련이나 고통 혹은 사랑을 부인하는 거요. 내가 거기 없는 것처럼 모른 척하고 지나가지 말아요. 우리 둘 다 바보가 아니에요. 나의 존재를 부정하지 말아요. 나를 부정하는 건 결국 당신 자신을 부정하는 거니까. 내가 하느님을 거부하는 당신에게 절망한 것은 당신이 그렇게 나도 거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에요. 나를 받아들여요, 그러면 아무 고민 없이 하느님을 받아들일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나에게 약속해 줘요. 나에게 당신의 분노와 신랄함을 보여줘요. 난 괜찮으니까 난 절대로 당신을 버리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내가 존재하지 않는 척하지는 말아요, 절대로, 절대로.(208)
*클래리사의 생일 파티
1. 조슬린의 <DNA 발견에 관한 이야기>: 1869년 DNA 발견, 스위스의 화학자 요한 미셰르 - 화학자들의 무시, 자기가 아는 것만 진실이라 믿음. - 1952~53 크릭과 왓슨 DNA 구조 발견
2. 클래리사의 <키츠와 워즈워스의 만남> 이야기. 키이츠의 <엔디미온> 중 '목신에게 부치는 송가' 낭송, 워즈워스의 혹평- "이교도의 작품 치고는 나쁘지 않군." 확인되지 않은 일종의 신화.
3. 비틀즈와 데카 레코드.
4. 윌리엄 골딩의 <우리 안의 이방인들>을 거절한 출판인, 후에 <파리대왕>으로 출판, 노벨문학상 수상.
-> 인식의 불완전함: 群盲評象, 밀의 <자유론> 중 진리의 조각화, 부분적 진리-토론의 필요성
옆 테이블 콜린 탭 가족 식사(인원, 성비 조 식탁과 유사) 콜린 탭 저격. 패리의 개입.
경찰서 진술- 윌리스의 요약: 라쇼몽 효과
이젠 인간이 어떤 문제에 대해 타인의 동의를 얻는 것이 불가능했다. 우리는 절반만 공유되는 믿을 수 없는 인식의 안개 속에서 살았고, 우리의 감각 정보는 욕망과 믿음의 프리즘에 의해 왜곡되었으며, 그 프리즘은 우리의 기억까지도 왜곡했다. 우리는 우리에게 이로운 것을 보고 이롭게 기억했고, 그러면서 우리 자신을 설득했다. 냉혹한 객관성은, 특히 우리 자신에 관한 냉혹한 객관성은 늘 불운한 사회적 전략이었다. 우리는 분개해 반쪽짜리 진실을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후계자이고, 이 이야기꾼들은 남을 확신시키기 위해 동시에 자기 자신을 설득했다. 수세대에 걸쳐 성공이 우리를 걸러내왔고 성공과 함께 우리의 결점도 나타났는데, 결점은 우마차가 다니는 시골길에 난 바큇자국처럼 우리의 유전자에 깊이 새겨져 있었다.그 결점이 우리에게 맞지 않을 때, 우리는 우리 앞에 놓인 것에 동의하지 못한다. 믿는 대로 보인다. 그것이 바로 이혼과 국경분쟁과 전쟁이 벌어지는 이유이고, 성모상이 피눈물을 흘리는 이유이며, 가네샤 신(코끼리 머리를 한 지혜와 행운의 신으로, 갖가지 장애를 걷어내며 학문과 상업의 성취를 가져다준다. 힌두교의 세 주신 중 하나인 시바와 그 아내 파르바티의 아들이며 시바의 자녀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신이다.)이 우유를 마시는 이유이다.(271)
조와 패리는 서로 갈등을 겪으면서 서로 닮아간다.
"나무를 쏘는 것하고 사람에게 총을 겨누는 건 완전히 달라. 아주 큰일이지. 기본적으로 그들에게 자넬 쏴도 된다고 허가해주는 거니까."(311)
-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당신이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본다면, 심연 또한 당신을 들여다볼 것이다.-'선악의 저편' 니체
"예전엔 돈이 제일 중요한 때가있었지. 돈만 있으면 다 되던 때. 그만큼 단순했다고 할 수 있어. 그게 잘못됐다는 건 아니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봐봐.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된 일이 하나도 없잖아. 우린 그것만 따로 떼어놓고 생갈할 수 없어. 어떤 것도 그것만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수없다고.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고, 이제까지 우리 눈으로 지켜봤듯이, 기본적으로 중요한 건 사회니까. 기본적으로 전체적이란 말이지."(299)
우린 이제 위대한 사슬(상호 의존성)에 속해 있지 않았다. 우리 자신의 복잡성이 우리를 대자연의 정원에서 쫓아냈다. 우린 우리가 파괴하는 엉망진창인 세상 속에 살고 있었다.(312)
당신이 옳다는 사실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거. 당신이 다르게 행동했다면 그보다는 덜 끔찍한 결과가 나왔을 거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 그리고 당신이 아무리 옳았다고 해도, 그간의 그 모든 경험이 우리에게 너무 큰 대가를 치르게 했다는 데 의문의 여지도 없고. 어깨를 맞대고? 당신은 혼자 갔어, 조. 처음부터, 당신이 패리에 대해 알게 되기 전부터도, 당신은 그에 대해 너무 열중했고 낯설게 행동했고 너무 흥분했어.(324)
패리가 당신에게 죄책감으로부터의 탈출구를 제공해준 건 아닐까? 당신은 초조해하면서도 이 새로운 상황으로 기꺼이 뛰어든 것처럼 보였어. 스스로 정말 자랑스러워하는 합리적 분석 능력을 발휘했어야 하는 상황에서 두 손으로 귀를 틀어막고 걱정거리에서 도망치는 것으로 보였다고.(325)
첫날부터 당신은 그를 적으로 보았고 그를 쳐부술 생각만 했지. 그래서 당신이, 아니 우리가 큰 대가를 치렀어. 당신이 나와 더 많은 것을 공유했다면, 그는 그런 단계에 이르지 않았을지도 몰라. 당신이 화나서 집을 나간 날 밤, 내가 제안했던 거 기억나? 그를 초대해서 대화해보는 게 어떠냐고 한 거? 당신은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다 말았지만, 난 확신해, 그땐 패리도 몰랐을 거야, 언젠가는 당신이 죽기를 바라게 될 거라는 사실을. 우리 둘이 힘을 합했다면 패리가 선택의 방향을 바꾸게 만들 수 있었을지도 몰라.
진 로건의 오해와 질투는 독자에게 답답함을 주지만, 오히려 인간적이라는 느낌이든다. 그리고 끝까지 사실을 확인하려는 자세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존 로건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울음을 터뜨리는 것을 보고 조와 클래리사는 손을 잡고 화해한다.
문제해결 방법은 우선 문제상황을 이해하고 관련자들끼리 협력해 나가야 한다. 논리학자의 용기있는 고백이 없었다면 존 로건의 죽음은 불륜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부록에서 제드 패리가 정신병원에 수용되어 있는 것이 안타깝다.
병원에서 나오게 하는 방법은 없었을까?
<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 김현아, 창비>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