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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淸平調詞三首

한문/중국한시

by 빛살 2014. 8. 6.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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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은 규범을 벗어난 호방한 성격으로 인해 여러 가지 일화를 많이 만들어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으로는 양귀비와 고력사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천자인 현종이 흥경궁 침향전에 핀 모란꽃을 양귀비와 같이 구경하면서 그 흥취를 노래로 만들어 기념하기 위해서, 이백을 불러 시를 짓게 하고 이구년으로 하여금 노래를 부르게 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당시 한림공봉으로 재직하던 이백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취해 있어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이에 심부름꾼이 그에게 물을 끼얹어 정신을 차리게 하여 현종 앞에까지 끌고 갔다. 아직 술에 취해 있던 이백은 현종의 총애를 받고 있던 양귀비에게 벼루를 들게 하였고, 당시 최고의 권력가였던 고력사에게 자신의 신발을 벗기게 한 뒤, 일필휘지로 청평조사’ 3수를 써서 당시의 분위기를 시로 표현하였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 양귀비와 고력사가 이 시가 양귀비를 폄하하는 내용을 가지고 있다고 모함하여 이백을 궁궐에서 내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하지만 이 내용은 사실과 다르리라는 것이 학자들의 보편적인 견해이다. 고력사는 당시 황제의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할 수 있을만한 권력자인데 그런 권력자에게 이백이 신발을 벗기도록 했을 수는 없다는 것이 그 주요한 이유이다. 아마도 이러한 이야기는 이백의 호방한 풍취를 보다 신화화시키기 위해 후대에 민간에서 지어낸 이야기일 것이다.

 

 

淸平調詞三首 其一

 

雲想衣裳花想容

春風拂檻露華濃

若非群玉山頭見

會向瑤臺月下逢

 

청평조사 3수 제1

 

구름을 연상시키는 옷과 꽃을 연상시키는 얼굴

봄바람이 난간을 스치고 이슬이 축축하네.

군옥산 위에서 보지 못한다면

요대의 달빛 아래에서 만나리라.

 

[해제]

청평조사는 이백이 악부의 청조와 평조라는 두 가락에 맞춰 새로 지은 악부시가이다. 현종이 침향정(沈香亭)에서 양귀비와 모란을 구경하다가 낡은 음악대신 새로운 음악을 연주하라고 하여, 이에 이백이 시를 짓고 이구년(李龜年)이 노래하였다고 한다. 세 수 모두 당시의 상황에 대한 묘사를 주로 하고 있다. 1수는 아름다운 여인인 양귀비를 칭송하는 노래인데, 전반부는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과 봄날의 경물을 그렸고, 후반부에서는 군옥산이나 요대와 같은 신선세계를 언급함으로써 그 여인이 선계에 어울리는 선녀 같음을 말하고 있다.

 

[주석]

*露華: 이슬

*: 이슬이 많다.

*群玉山: 서왕모가 산다는 옥으로 된 산.

*瑤臺: 곤륜산에 있다는 서왕모의 궁궐.

 

淸平調詞三首 其二

 

一枝紅豔露凝香

雲雨巫山枉斷腸

借問漢宮誰得似

可憐飛燕倚新妝

 

청평조사 3수 제2

 

한 줄기 붉고 고운 꽃에 이슬 내려 향기 엉기니

구름과 비 있는 무산의 양왕은 공연히 애를 끊는구나.

묻노니 한나라 궁궐에서 누가 이와 비슷한가?

어여쁜 조비연이 새로운 단장에 의지했을 때라네.

 

[해제]

2수에서는 양귀비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것이다. 무산의 양왕이 공연히 애를 끊을 정도이고 아름다운 조비연이 새로 화장을 해야지만 그의 미모에 유사하다고 하여 양귀비의 미모를 극찬하고 있다. 하지만 이임보와 고력사 등은 이백이 조비연의 미모가 아니라 그가 은총을 독차지하고 자살하게 되는 일련의 상황 전체를 비유하고 있어 양귀비를 모독한다고 하여 이백을 궁중에서 쫓아냈다고 한다.

 

[주석]

*巫山: 사천성과 호북성의 경계에 있는 산. 초나라 양왕(襄王)이 고당(高唐)이라는 곳에 갔다가 낮잠을 잤는데 꿈에 무산에 산다는 여인을 만나 사랑하는 꿈을 꾸었다. 작별할 때 그 여인이 말하기를 저는 무산에 사는데 아침에는 구름이 되고 저녁에는 비가 되어 항상 양대(陽臺)에 있겠습니다라고 했다.

*: 공연히.

*可憐: 가련하다. 어여쁘다.

*飛燕: 한나라의 조비연. 성제(成帝) 때 궁중에 들어가 반첩여를 밀어내고 은총을 독점하였으며, 애제(哀帝)가 죽은 뒤에 폐위되어 서인(庶人)으로 강등되자 자살하였다.

*: 의지하다.

 

淸平調詞三首 其三

 

名花傾國兩相歡

長得君王帶笑看

解釋春風無限恨

沈香亭北倚闌干

 

청평조사 3수 제3

 

이름난 꽃과 아름다운 미인이 서로 즐거워하며

임금께서 오래도록 웃음 띠고 바라보시네.

봄바람의 끝없는 한을 풀어내며

침향정 북쪽 난간에 기대네.

 

[해제]

3수는 침향정에서 모란과 양귀비를 바라보며 즐기면서 이 봄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 현종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주석]

*名花: 이름난 꽃. 모란을 가리킨다.

*傾國: 경국지색(傾國之色). 절세의 미인. 여기서는 양귀비를 가리킨다.

*解釋: 풀어내다.

*沈香亭: 장안의 경선궁(慶善宮) 안의 용지(龍池) 동쪽에 있는 정자.

<휴넷 인문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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