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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월하독작4수

한문/중국한시

by 빛살 2014. 8. 17.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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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下獨酌四首 其一 달 아래서 홀로 술을 마시다 4수 제1

 

花間一壺酒,(화간일호주)       꽃 사이에서 술 한 병 놓고

獨酌無相親.(독작무상친)1)    아는 이 아무도 없이 홀로 마시다가,

擧杯邀明月,(거배요명월)2)    잔을 들어 밝은 달을 청해오고

對影成三人.(대영성삼인)       그림자를 마주하니 세 사람이 되었네.

月旣不解飮,(월기불해음)3)    달은 본시 술 마실 줄 모르고

影徒隨我身.(영도수아신)       그림자는 공연히 나만 따라하지만,

暫伴月將影,(잠반월장영)4)    잠시 달과 그림자를 벗하여

行樂須及春.(행락수급춘)       모름지기 이 봄을 즐기리.

我歌月徘徊,(아가월배회)       내가 노래하면 달은 서성이고

我舞影零亂.(아무영영란)5)    내가 춤추면 그림자는 어지러이 움직이는데,

醒時同交歡,(성시동교환)       깨어 있을 때는 함께 즐기며 기뻐하지만

醉後各分散.(취후각분산)       취한 후에는 각각 흩어지겠지.

永結無情遊,(영결무정유)6)    시름없는 무정한 교류 영원히 맺어

相期邈雲漢.(상기막운한)7)    아득한 은하수 너머에서 서로 기약하세.

 

[해제]

이 시는 이백이 홀로 술을 마시며 느낀 감회를 쓴 것인데, 술을 마시면 근심을 잊고 번잡한 세속을 떠나서 자연의 이치와 합치되어 무아지경과 신선의 경지에 들어갈 수 있는 효능에 대해 찬미하였다. 하지만 그 기저에는 세상일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아 쓸쓸히 홀로 술을 마시며 고뇌하며 세상을 피하고자 하는 이백의 갈등이 있다.

1수에서는 홀로 술을 마시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그림자와 달을 불러다가 함께 술을 즐기면서 세상의 사욕을 뛰어넘는 무정한 교류를 영원히 맺자는 다짐을 하였다.

[주석]

1) 相親(상친) - 친구나 친척들. 아는 사람.

2) () - 초청하다.

3) () - 할 줄 알다.

4) () - 그리고.

5) 零亂(영란) - 어지러이 움직이는 모습.

6) 無情遊(무정유) - 장자,덕충부德充符에서 내가 말하는 무정이란 것은 사람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으로써 자신의 몸을 상하게 하지 않고 항상 자연의 이치에 따르되 삶에 더하지 않는 것이다.(吾所謂無情者, 言人之不以好惡內傷其身, 常因自然而不益生也)”라고 하였는데, 달과 그림자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 세속의 욕망을 초월한 사귐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7) 雲漢(운한) - 은하수. 이들이 무정한 교유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세속을 떠난 곳이다.

 

 

月下獨酌四首 其二 달 아래서 홀로 술을 마시다 4수 제2

 

天若不愛酒,(천약불애주)       만일 하늘이 술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酒星不在天.(주성부재천)1)    주성이 하늘에 없었을 것이고,

地若不愛酒,(지약불애주)       만일 땅이 술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地應無酒泉.(지응무주천)2)    주천이 땅에 없었을 것인데,

天地旣愛酒,(천지기애주)       하늘과 땅이 본래 술을 사랑했으니

愛酒不愧天.(애주불괴천)       내가 술을 사랑해도 하늘에 부끄럽지 않네.

已聞淸比聖,(이문청비성)       듣기에 청주를 성인에 비유하고

復道濁如賢.(부도탁여현)3)    또 탁주를 현인과 같다고 말을 하는데,

賢聖旣已飮,(성현기이음)       현인과 성인들이 이미 모두 술을 마셨으니

何必求神仙.(하필구신선)       어찌 반드시 신선을 구하겠는가?

三杯通大道,(삼배통대도)       석 잔이면 큰 도가 통하고

一斗合自然.(일두합자연)      한 말이면 자연과 합쳐지니,

但得酒中趣,(단득주중취)      다만 술 속의 흥취를 얻더라도

勿爲醒者傳.(물위성자전)      술 마시지 않는 자들에게 전하지 말아야지.

 

[해제]

2수에서는 하늘과 땅에 주성과 주천이 있고 청주와 탁주를 성인과 현인이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술이란 것은 하늘과 땅, 성인과 현인 모두가 좋아했던 것이니 술을 마시는 것이 바로 자연의 이치와 합치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주석]

1) 酒星(주성) - 하늘에 주기酒旗라는 별이 있는데, 이는 헌원軒轅을 상징하는 별의 오른쪽 귀퉁에 남쪽에 있는 세 개의 별이며 술을 관장하는 관청의 깃발로서 향연의 음식과 술을 주관하였다.

2) 酒泉(주천) - 지금의 감숙성 주천현. 이곳에 금천金泉이라는 샘이 있는데, 그 물맛이 술과 같았다고 한다.

3) 已聞(이문) 2- 삼국지,위서,서막전徐邈傳당시 금주령이 내렸는데 서막은 몰래 술을 마시며 심하게 취하기도 하였다. 교사 조달이 이로 인해 일을 당하지 않을까 물으니, 서막이 말하기를 성인을 만났을 뿐이네라고 했다. 조달이 태조에게 이를 아뢰니 태조가 매우 노하였는데, 도료장군 선우보가 들어와서 말하기를 평소 술 취한 사람들이 청주를 성인이라 하고 탁주를 현인이라 합니다. 서막은 성격이 신중한데 어쩌다 취해서 그렇게 말했을 뿐입니다고 하니, 결국 벌을 면했다(時科禁酒, 而邈私飲至於沉醉. 校事趙達問以曹事, 邈曰- ‘中聖人達白之太祖, 太祖甚怒, 渡遼將軍鮮于輔進曰- ‘平日醉客謂, 酒清者為聖人, 濁者為賢人. 邈性修慎, 偶醉言耳竟坐得免刑)”라고 되어 있다.

 

月下獨酌四首 其三 달 아래서 홀로 술을 마시다 4수 제3

 

三月咸陽城,(삼월함양성)       삼월 함양성에

千花晝如錦.(천화주여금)1)    천 가지 꽃이 대낮에 비단 같은데,

誰能春獨愁,(수능춘독수)       누가 이런 봄에 홀로 근심하리오!

對此徑須飮.(대차경수음)2)    이 경치 보며 곧장 술을 마셔야지.

窮通與修短,(궁통여수단)3)    출세와 수명의 장단은

造化夙所稟.(조화숙소품)4)    자연의 조화에 의한 것이니,

一樽齊死生,(일준제사생)5)    한 단지 술에 삶과 죽음이 같아지고

萬事固難審.(만사고난심)6)    세상만사가 진실로 판단하기 어렵다네.

醉後失天地,(취후실천지)7)    취한 후에는 천지도 잃어버리고

兀然就孤枕.(올연취고침)8)    갑자기 홀로 잠이 드는데,

不知有吾身,(부지유오신)       내 몸이 있는지도 모르니

此樂最爲甚.(차락최위심)       이러한 즐거움이 최고로다.

 

[해제]

3수에서는 출세와 수명의 장단은 자연의 조화에 따른 것인데, 술을 마시면 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으며 무아지경에 빠지는 즐거움을 누리게 된다고 하였다.

[주석]

1) 三月(삼월) 2- 이 두 구절이 예쁜 새가 맑은 바람 속에 지저귀고, 떨어진 꽃잎이 흩날리니 비단 같구나.(好鳥吟淸風, 落花散如錦.)”, 또는 마당의 새가 지저귀니 노래가 되고, 정원의 꽃이 웃으니 비단 같구나.(庭花笑如錦, 園鳥語成歌.)”라고 된 판본도 있다.

咸陽城(함양성) - 장안.

2) 對此(대차) - 이렇게 아름다운 봄 경치를 대하다.

() - 곧장.

3) 窮通(궁통) - 관직에 나아가지 못하는 것과 나아가는 것. 시운이 따르지 않는 것과 따르는 것.

修短(수단) - 길고 짧음. 수명을 가리킨다.

4) 造化(조화) - 조화옹. 자연의 이치를 관장하는 사람. 자연의 이치를 뜻한다.

() - 일찍이.

所稟(소품) - 부여하다.

5) () - 나란하다. 동일하다.

6) 萬事(만사) - 술을 마시면 좋은 일과 나쁜 일에 대해서 정확히 분간할 수 없다는 뜻으로, 좋고 나쁨의 경지를 초월하게 된다는 말이다.

7) 失天地(실천지) - 천지를 잃어버리다.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말한다.

8) 兀然(올연) - 갑자기.

 

月下獨酌四首 其四 달 아래서 홀로 술을 마시다 4수 제4

 

窮愁千萬端,(궁수천만단)1)    곤궁한 시름은 천만갈래이고

美酒三百杯.(미주삼백배)2)    잘 익은 술은 삼백 잔인데,

愁多酒雖少,(수다주수소)       근심은 많고 술은 비록 적으나

酒傾愁不來.(주경수불래)       술을 기울이자 근심이 오지 않으니,

所以知酒聖,(소이지주성)       그래서 술이 성인임을 알겠고

酒酣心自開.(주감심자개)       술이 거나해지니 마음이 절로 열리네.

辭粟臥首陽,(사속와수양)3)    백이숙제는 주나라 곡식을 사양하고 수양산에 누웠고

屢空飢顔迴.(누공기안회)4)    안회는 자주 쌀독이 비어 굶어,

當代不樂飮,(당대불락음)       당시에는 즐겁게 술을 마시지 못했으니

虛名安用哉.(허명안용재)5)    헛된 명성을 어디다 쓰겠는가?

蟹螯卽金液,(해오즉금액)6)    게 앞발은 신선의 단약이고

糟丘是蓬萊.(조구시봉래)7)    지게미 언덕은 봉래산이니,

且須飮美酒,(차수음미주)       또 모름지기 잘 익은 술을 마시고

乘月醉高臺.(승월취고대)       달을 타고 높은 누대에서 취해보리라.

[해제]

4수에서는 근심을 잊기 위해서는 술이 가장 좋은 도구라서 술이 성인인데, 기존에 성인이라고 일컬어진 백이숙제나 안회는 지조를 지킨다고 가난하게 살며 술을 못 마셨으니 헛된 명성만 남겼을 뿐이라고 하면서 술을 마시고 취한 상태가 바로 신선세계에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주석]

1) 窮愁(궁수) - 곤궁으로 인한 근심.

2) 三百杯(삼백배) - 일부 판본에는 유수배唯數杯라고 하여 다만 몇 잔 밖에 없다는 뜻으로 되어 있다. 시의 내용으로 보면 이것이 보다 타당하다.

3) 辭粟(사속) -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를 평정하고 천하가 주나라를 섬기게 되자 백이숙제는 이를 부끄럽게 여기고 주나라의 곡식을 먹지 않겠다고 하고는 수양산에 들어가서 고사리만 캐 먹었다.

4) 屢空(누공) - 공자의 제자인 안회는 쌀독이 자주 비었으며 술지게미나 겨 조차도 배불리 먹지 못했다고 하였는데, 하지만 공자는 가난하지만 이를 편하게 여기고 도를 즐기는 안회를 칭찬하였다.

5) 當代(당대) 2- 백이숙제나 안회가 절개를 지키고 안빈낙도한다고 하여 명성이 칭송되고 있지만, 이백이 판단하기에 근심을 잊게 해주는 성인과 같은 존재인 술을 즐겁게 마시지 못한 상황에서는 그 명성은 헛되이 전해진 것이다는 뜻이다.

6) 蟹螯(해오) - 게의 앞발. 옛날에 안주로 즐겨 먹었다.

金液(금액) - 신선들이 먹는 단약.

7) 糟丘(조구) - 술지게미를 쌓아 놓은 무더기. 술을 많이 마신다는 뜻이다.

蓬萊(봉래) - 동해에 신선이 산다는 봉래산.

이 두 구절은 술을 마시는 것이 신선술을 단련하여 신선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휴넷 인문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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