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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고의 유래

한문/한자성어

by 빛살 2012. 11. 2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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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題李凝幽居

                                                                         賈島

 

閑居少隣竝        인가 드문 곳에 한가한 집 있는데                     

草徑入荒園        풀 무성한 길이 거친 정원으로 나 있네.                

鳥宿池邊樹        새는 연못가 나무에서 잠들고               

僧敲月下門        스님은 달빛 아래서 문을 두드리네.               

過橋分野色        다리를 지나가니 들빛이 둘로 나뉘고               

移石動雲根        구름 헤치고 걸으니 돌이 따라 움직이네.               

暫去還來此        잠시 떠났다가 이곳으로 다시 돌아와               

幽期不負言        함께 조용히 지내자던 약속 저버리지 않으리.               

 

<당시·가도전>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당나라 때의 시인 가도(779-843)는 젊었을 때 과거에 여러 번 응시했지만 번번이 낙방하여 나중에 승려가 되었다가 다시 응시해서 진사는 못 되고 장가주부라는 자그마한 벼슬을 하면서 시를 썼다.

가도가 과거를 보기 위해 상경한 어느날 나귀를 타고 장안 거리를 거닐고 있었는데 갑자기 "새는 연못가 나무에서 잠들고, 스님은 달빛 아래서 문을 민다(鳥宿池邊樹 僧推月下門)"라는 시구가 떠올랐다. 그런데 推자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생각해 낸 것이 敲자였다. 그러고 보니 또 어쩐지 퇴자가 나은 것 같기도 했다.

이렇게 퇴와 고를 두고 거기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가 그만 당대의 유명한 문인인 한유(韓愈)의 행차와 부닺쳤다. 한유에게로 이끌려간 가도는 사정을 솔직히 말했다. 까닭을 알게 된 한유는 힐책 대신 도리어 가도의 참다운 창작 태도를 칭찬하면서 잠시 생각하더니

"퇴보다 고가 나을 것 같소."라고 말했다.

작은 소리로 인하여 오히려 큰 정적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에 가도는 敲자를 선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로부터 글다듬기를 퇴고라고 하게 되었다.

 

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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