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있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것들

마음닦기/붓 가는 대로

by 빛살 2013. 3. 27. 12:23

본문

 

 

 

 

聖요한 병원/황지우

   

결국, 사람이란 自己(자기) 알아달라는 건데

그렇지 못하니까 미쳐버린 거다

권력도

부부싸움도 그렇다

自己 알아달라는 痴情(치정)이다

景福宮(경복궁)도

올림픽도 그렇다

전화박스 뒤에서 소년이 어른을 칼로 찔러 죽인 것도

김영삼도 마찬가지다

아내가 자기가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믿고 있는

처남은 신발장 장화 속에 술병을 감춰두고

술을 너무 마셨던 것이다

요즈음은 抗(항)우울증 알약을 먹고

병원 뒤뜰에서 잉꼬, 문조 따위를 키우고 있다

여자만 보면 자기의 자지를 꺼내 보인다는 목수 김씨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는 웃지 않고

나는 웃었다

병원을 나올 때에야

門(문) 앞에 흰 석고 聖者(성자)가 서 있었다

*******************************************************************

이제 나의 알량한 자존심을 내려 놓는다.

천만 억이 있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침에 눈을 떠

숨을 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워하는 사람을 나는 알고 있다.

존재하는 것들은 모두 다 이유가 있다는대

그 이유를 낸들 알 수 있겠는가.

다만 그윽한 눈으로 바라볼 뿐...

 

 

 

경주 소금강산을 오른 뒤 하산길에 백률사에 가려고 했다.

얼마 안 되는 거리지만 너무 가팔라 포기하고 마애석불을 둘러 보았다.

천 년 이상의 세월을 옷처럼 걸치고 있는 석불들은 깨지고 부서진 채 그윽히 미소짓고 있는데

주위의 현수막에서는 인간의 욕망들이 넘실대고 있었다.

 

어릴 적 정말로 자지를 여자들 앞에 꺼내 놓는 아이가 이웃에 살고 있었다.

추운 겨울 날 길을 잃고 헤매다가 집과 반대쪽에서 얼어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부모의 마음은 시원섭섭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상심 끝에 병을 얻어 결국 그 병으로 죽고 말았다.

서울대, 로스쿨, 임용고시 합격한 사람만큼이나 장애를 가진 자식이 대단할 줄이야.

로렌쪼 오일, 오토다케 히로타다를 보면서 존재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했다.

"나는 그냥 네가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맙고 행복해"

라고 말 할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을까?

 

 

 

마알간 마음 담을 수 있는 깨끗한 물 한 잔

바알갛게 아롱지는 정성을 담은 꽃 한 송이

대단한 일이다.

그것을 드리올 대상이 있다는 것이다.

한 없이 겸손해 지고 싶은 날이다.

 

그래도 꽃은 꺽으면 안 되겠지.

세상에 상처 없이 꽃을 꺽을 사람이 있을런지.

 

 

 

천 년을 미소 짓고 있는 약사여래에게 삼배를 드렸다.

결국 부처의 가르침은 어렵게 말하면 연기,

쉽게 말하면 인과응보다.

뿌린 대로 거두리다.

마음이 편해 진다.

이제 욕심도 거두련다.

뿌린 대로 거두리라.

 

 

 

일요일, 오어사에 갔다.

밴댕이 속처럼 좁다랗던 내 마음의 지평을 넓혀 주었던 곳.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오천에서 살 때 수 없이 오르내리던 산을 쉬엄쉬엄 다시 오른다.

참, 많이도 변했다.

 

늙어가는 모든 존재는 비가 샌다

비가 새는 모든 존재들이

새 지붕을 얹듯 사랑을 꿈꾼다

누구나 잘 안다 이렇게 된 것은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슬픔이 없는 15초 중에서)

 

그냥 쭈욱 가는 것이다.

과거는 과거대로

현재는 현재대로

미래는 미래대로

그냥 쭈욱 가는 것이다.

 

오는 토요일에는 가인이 자주 간다는 천마산에나 가야지.

 

 

 

'마음닦기 > 붓 가는 대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반]금연  (0) 2007.09.05
[일반]나를 일깨워 준 아이들  (0) 2007.09.05
[일반]비 내리는 날  (0) 2007.09.05
[일반]어느 날 일기에서  (0) 2007.09.05
[일반]스승의 날에  (0) 2007.09.05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