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2008년 5월 11일
곳: 포항종합운동장 출발
기록: 13시간 07분 50초
작년에는 신청해 놓고 아버지 병환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기간내에 신청을 못했는데 포스코40주년 대회에서 만난 김선경 선생님의 배려로 뛸 수 있었다.
헝클어진 마음 달래려면 고생좀 해야한다는 마음으로 대회장에 갔다.
세차게 내리는 빗속을 뚫고 대회장으로 갔다.
최동열님 부부가 먼저 와 있었다.
여전히 비가 내린다.
커피를 마시며 잠시 상념에 잠겼다.
처음 도전하는 100km, 세차게 내리는 비, 적은 훈련량, 특히 장거리는 지난 주 안계댐 일원 30km가 전부다.
비가 마구 쏟아져 대회가 취소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역시 나의 마음은 믿을 만한 것이 못 된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때쯤 비는 그쳐 있었다.
출전을 준비한 후 포마회원님들과 한장 찰칵.
출발선에 서면 과거는 없다.
오직 달려야만 하는 거리 만큼의 미래가 있을 뿐이다.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며
이제 우리들은 각자 제 몸뚱아리를 책임져야할 제 인생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바람처럼 설렘이 온몸을 자극한다.
즉석에서 같은 쥐돌이 신병삼님이랑 동반주 하기로 했다.
넉넉한 마음과 구수한 입담으로 한밤내내 유쾌한 여행이 될 것 같다.
올봄 동아에서 섭쓰리를 달성한 김길영님과 오주택회장님.
난 벌써 졸리운 걸까?
뭇사람들의 조언에 따라 후미에서 출발했다.
시간만 의식하지 않으면 완주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의 땀도 몇 방울은 떨어져 있을 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해서,손금처럼 뻔한 길들.
그리고 유쾌한 친구. 응원 나온 포마 회원님들.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는가?
출발후 1km도 못 가 소변이 마렵다.
병삼에게 먼저 가라하고 주유소에서 볼 일을 보고 거리로 나오니 바로 뒤에서 경찰차가 앵앵거린다.
어익후, 내가 꼴등?
약간 속도를 내 달려가다 작년 서울울트라에서 12시간대의 기록을 갖고 있는 윤영철님과 만났다.
같이 달리기로 했다.
역시나 경험만한 스승은 없는 것 같다.
수시로 영양가 있는 것을 챙겨 주고 오르막길은 무조건 걸으란다.
경험자의 말을 따르니 후반에 힘이 덜 든 것 같았다.
작년 이 대회에서 초반 오버 페이스로 후반에 말 그대로 죽을 고생을 했다는 염우정님.
레이스 내내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했다.
속으로 몸상태가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임곡쯤에서 추월해가는 모습을 보니 10km 경주하는 것 같았다.
마치 작년에 고생한 것을 보상받으려는 듯이 달리는 모습이 심히 장쾌했다.
첫 번째 체크 포인트인 진전못 둑.
선선한 바람, 밤새소리, 아카시아향,
경기 초반의 설레는 분위기,
여기까지는 소풍 분위기.
산악마라톤과 울트라 등 극한 달리기를 즐기는 이태재님과 합류.
지난 제주 한라산일주 울트라에서 당한 부상으로 레이스를 중도에 포기했다.
하지만 밤새도록 손수 차를 몰며 응원해 줬다.
제2 체크포인트. 대장금 앞.
여기서 50km 참가자들은 반환한다.
소모한 열량을 보충하고 계속 go.
역시나 병삼씨의 입담은 끝이 없고 밤은 깊어 가고, 차차 힘도 빠지고.
양포 삼거리 수퍼에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콜라 한 캔.
콜라가 울트라에 좋다는 건 이 번에 알았다.
트림 한 번하니 속이 씨원하다.
구룡포가다가 여성부장 이태희님이 아드님과 함께 와 보약을 주시고 가며 화이팅을 외쳐 주신다.
신랑인 김종백님은 버얼써 가 버렸단다.
누님은 좋겠다. 힘 좋은 신랑 둬서.
제3 체크 포인트인 마라토너의 집, 마징가네집에서 국밥과 막걸리 한 사발 하고 양말을 갈아 신었다.
여기까지가 58km. 이제 반 넘어 왔다.
밖으로 나오니 50km 여성부 1위를 한 쥐순이 영철 형님의 짝지 차말자 여사가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다.
끝날 때까지 차를 몰고 졸졸 쫓아오면서 중간중간 붕어엑기스며 떡이며 과자며 음료수며 마구마구 준다.
대보에서 간식을 먹느라 잠시 서 있자니 바닷바람에 오한이 든다.
벌벌 떨면서 바람막이옷으로 갈아 입고 다시 냅다 뛰었다.
뛰면서 오르막길이 반갑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르막길은 무조건 걸었으니까.
대동배로 오면서 날이 밝아 온다.
이제 레이스도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몸은 지쳐가지만 경태, 명섭, 동철, 그리고 신진우님, 김태현님, 임교식님, 박영인님 등 수 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동반주로 별 어려움 없이
좋은 레이스를 마칠 수 있었다.
달리기는 결코 혼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과 함께.
밤새도록 같이 달린 영철형님, 병삼이와 함께 골인.
마라톤은 이렇게 들어오면 안 되지만 울트라는 괜찮단다.
포마 가족들과 함께
화려한 꽃에 파묻혀.
하지만 내꽃은 하나도 없구나.
대회측에서 준비한 것과 우리의 차말자여사 것을 빌림.
그래도 난 좋아.
빵집 뺑올레 사장인 신진우 훈려부장님 부부가 준비한 완주 축하 케익.
마음 씀씀이가 너무 예쁘고 고마웠다.
케익을 자르며, 그런데 저 모자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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