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방민호
회색은 세상에서 가장 투명한 빛
흰 빛보다 검은 빛보다 순수한 빛
세상을 바닥까지 들여다본 이들만
늘 자기 곁에 숨겨두고 아끼는 빛
가장 견고한 것은 흘러다니는 것
저 구름과 바람, 일렁이는 산 안개
바닥없는 세상 바닥 깊은 곳에
형체도 빛깔도 없이 머물러 있는 것
가장 슬픈 것이 한없이 기쁘다
우리가 이렇게 외롭게 사는 것
진리 없는 이 회색빛 세상에서
목숨이 다하도록 견고함을 찾다
-시집 <숨은 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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