寸言의 발라드/ 프랑소아 비용
우유 속에 빠진 파리는 잘 보인다
사람됨은 그 옷으로 안다
맑은 날씨와 흐린 날씨는 잘 구별된다
사과는 그 나무로 안다
나무는 그 樹液으로 안다
모든 것은 비슷할 때 곧 식별된다
부지런한 자나 게으른 자는 곧 알게 된다
나 이외의 것은 전부 잘 알도다.
깃을 보면 저고리를 안다
수도사는 그 긴 옷으로 안다
종을 보면 그 주인을 안다
수녀는 너울 쓴 것을 보면 안다
도둑은 은어를 써도 안다
어릿광대는 우유 먹는 것을 보면 안다
포도주는 그 통을 안다
나 이외의 것은 전부 잘 알도다.
말과 당나귀는 잘 구별된다
말의 짐과 당나귀의 짐은 잘 구별된다
베아트리스이건 이자벨이건 잘 알 수 있다
더하여 합을 내는 계산패도 안다
꿈과 잠은 구별된다
보헤미아의 이단도 안다
로마의 권력도 안다
나 이외의 것은 전부 잘 알도다.
제 일인자여, 요컨대 무엇이든지 잘 안다
안색이 좋은 사람도 창백한 사람도 안다
일체를 파괴하는 죽음도 안다
나 이외의 것은 전부 잘 알도다.
-비용시전집 ‘유언시’/송면 역, 문지사, 198012.15.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