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 복효근
지독한 벌이다
이중으로 된 창문 사이에
벌 한마리 이틀을 살고 있다
떠나온 곳도 돌아갈 곳도 눈앞에
닿을 듯 눈이 부셔서
문 속에서 문을 찾는
벌
―당신 알아서 해
싸우다가 아내가 나가버렸을 때처럼
무슨 벌이 이리 지독할까
혼자 싸워야 하는 싸움엔 스스로가 적이다
문으로 이루어진 무문관
모든 문은 관을 닮았다
―『창작과비평』 2015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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