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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 복효근

마음닦기/시

by 빛살 2017. 2. 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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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 복효근

 

 

지독한 벌이다

 

이중으로 된 창문 사이에

벌 한마리 이틀을 살고 있다

 

떠나온 곳도 돌아갈 곳도 눈앞에

닿을 듯 눈이 부셔서

 

문 속에서 문을 찾는

 

당신 알아서 해

싸우다가 아내가 나가버렸을 때처럼

무슨 벌이 이리 지독할까

 

혼자 싸워야 하는 싸움엔 스스로가 적이다

문으로 이루어진 무문관

 

모든 문은 관을 닮았다


―『창작과비평2015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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