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냄에 대하여>
붓다가 사위성의 기타(祇陀) 숲의 정사(精舍)에 계실 때, 어느 바라문이 찾아와 물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때는 정신이 맑아, 지금까지 배운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아직 배우지 않은 것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데, 어떤 때는 혼미하여 배운 것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이것은 대체 어찌된 일입니까?”
“바라문아, 물이 가득 담긴 그릇이 있다고 하자. 만약 그 물이 붉거나 푸르면 거기에 자신이 모습을 비추어 보아도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이다. 그와 같이 마음이 탐욕에 물들어 있을 때에는 어느 것도 있는 그대로 비취지 않는다. 또 만약에 그 물이 끓고 있다 하여도 얼굴을 비춰볼 수 없을 것이다. 그와 같이 마음이 노여움에 휩싸여 있을 때에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없다. 또 물 위에 이끼나 풀이 떠 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와 같이 마음이 어리석음으로 가려져 있으면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없다.
바라문아, 그와 같이 마음이 탐욕(貪慾)에 흐려져 있지 않고, 노여움(瞋恚)에 들끓지 않으며, 어리석음(愚癡)에 가려져 있지 않으면 무엇이든지 있는 그대로 바르게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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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독(三毒) : 탐욕·진에(瞋恚:화냄)·우치(愚癡:어리석음)를 말하며, 줄여서 탐·진·치라고도 한다. 이는 불도를 수행하는 자가 닦아야 할 세 가지 근본수행인 계(戒)·정(定)·혜(慧)라는 삼학(三學)의 상대가 되는 것으로 삼혹(三惑)이라고도 한다. 또한 불도수행에 장애가 되므로 독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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