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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비 한 자루/고증식

마음닦기/시

by 빛살 2019. 8. 3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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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비 한 자루 / 고 증 식


학교 화장실 청소 담당 신만자 여사  
학생들 8교시 수업하듯    
여덟 개나 되는 화장실 혼자    
오십 분 뻘뻘 땀 흘리고    
십 분 종소리에 맞춰 숨 돌리는    
고3보다 더 고3 같은 우리 만자 씨    
삼십 년 부산역 열차 닦다    
인공관절 해넣고 잘렸다는 만자 씨    
어쩌다 차 한잔에도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세상 사람 다 고마운 만자 씨    
훗날 하느님 앞에 가면    
평생 지구만 닦다 왔구나, 칭찬 받을    
닳고 닳은 몽당비 한 자루   
-시집 <얼떨결에>(걷는사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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