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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

마음닦기/시

by 빛살 2021. 6. 22.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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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 / 함민복

 

 

하루 산책 걸렀다고 삐쳐

손 내밀어도 발 주지 않고 돌아앉는

길상이는 열네 살

 

잘 봐

나 이제 나무에게 악수하는 법 가르쳐주고

나무와 악수할 거야

토라져

길상이 집 곁에 있는

어린 단풍나무를 향해 돌아서는데

 

가르치다니!

 

단풍나무는 세상 모두와 악수를 나누고 싶어

이리 온몸에 손을 달고

바람과 달빛과 어둠과

격정의 빗방울과

꽃향기와

바싹 마른 손으로 젖은 손 눈보라와

이미

이미

악수를 나누고 있었으니

 

길상아 네 순한 눈빛이

내게 악수하는 법을 가르쳐주었었구나

 

창작과 비평2020.

2020년 유심 작품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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