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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보령갯벌마라톤

취미활동/마라톤대회참가기

by 빛살 2007. 11. 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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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6일 토요일, 한 학기를 마감하는 날이다.
우리집 네 식구는 모두 학교에 다닌다.
나는 고등학교, 아내와 나은이는 초등학교, 한결이는 중학교.
평년 같으면 방학하는 날 아버지가 계시는 원주로 올라가지만 올해는  아버지 생신이 다음 주 일요일인데도

아내가 금요일에 방학을 해 그날 오후에 올라가기로 했다.
월요일부터는 여름방학 특기적성교육이 시작되기 때문에 일요일 오후에는 내려와야 한다.

금요일까지는 여유가 있어 방학 날짜가 같은 나은이랑 울산 정미랑 대천해수욕장에 가기로 했다.

정미는 방학 전이지만 담임선생님께 허락을 받고 같이 가기로 했다.

오후에 포항을 출발했다.

고속도로를 이용해 대전 유성까지 가서 국도를 타고 대천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서해안 제일의 해수욕장이라고 하지만 속으로 동해안의 해수욕장만 생각하고 커봤자 얼마나 크겠는가라며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와서 보니 엄청 컸다. 모래사장만 3.7km나 된다고 한다. 경찰서에서 경찰관에게 도움을 청해 간신히 예약해둔 민박집을 찾을 수 있었다.

저녁을 먹고 해수욕장을 거니는데 비가 내린다.
밤새도록 많은 비가 내렸다. 이러다가 머드 축제고 마라톤이고 뭐고 제대로 되겠나 싶었는데 아침이 되니 희한하게 날이 활짝 갠다. 반도의 동쪽 끝 포항에서 서쪽 끝 대천까지 달려온 우리의 정성을 하늘이 알아 주었나 보다.

 

오전에 머드축제에 참가하고 오후에 윤선생님 가족과 만나 마라톤대회가 열리는 대천항 해망산 해안 갯벌로 가는 셔틀 버스에 올랐다.

대회장에 도착하니 수 많은 게들이 반겨준다. 하지만 대회 분위기는 썰렁했다. 참가자도 적었고 주최측도 원활하게 운영을 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갯벌에 처음 발을 디뎌보는 우리들은 마냥 들떠 있었다. 나은이와 정미는 민박집에서 빌려온 호미로 조개를 캐기에 여념이 없었고 나도 배번을 받고는 팬티만 걸친 채 온몸에 진흙을 칠했다. 얼굴도 세수하듯이 진흙을 발랐는데 나중에 달리다보니 땀에 씻겨 아주 작은 알갱이들이 눈에 들어와 불편했다.

 

드디어 출발, 윤선생님과 보조를 맞춰 달렸다.
5km 코스를 두 바퀴 달려야 하는데 바닥이 여러 질이었다.
딱딱한 곳이 제일 많았는데 조개껍질 때문에 양말을 신어야 했다. 물이 흥건히 고인 곳을 지날 때가 가장 좋았다. 첨벙첨벙 물을 튀기면서 달리니 시원해 좋았다. 가장 괴로운 곳은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지대였다. 발이 푹푹 빠져들어갈 때마다 기분도 푹푹 가라앉았다. 한 바퀴 돌고 나니 양말이 진흙 투성이가 되어 자꾸 벗겨지려고 한다. 귀찮아서 벗고 달렸는데 발바닥이 제법 따끔거린다. 달리고 난 후 발바닥을 보니 곳곳에 상처투성이다. 다행히 큰 상처는 없었다.

일생에 한 번 정도밖에 없을 것 같은 색다른 경험을 했다.
이 것만으로도 갯벌 마라톤은 의미 있는 대회이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참가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세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록증과 기념품이 도착 안 했다.

대회 참가 후 다시 대천에서 1박하고
부여에 있는 부소산 관광을 한 뒤 포항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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