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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혹서기 마라톤

취미활동/마라톤대회참가기

by 빛살 2010. 8. 1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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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에서 4:40분을 알리는 알람이 울린다.

종료 버튼을 누르고 다시 누웠다.

잠귀신이 온 몸을 덮쳐 온다.

그냥 이대로 자 버릴까 생각하다가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짐을 챙겨 밖으로 나오니 날씨는 별로 덥지 않았다.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라 편한 마음으로 오천 해병대 연병장으로 향했다.

 

첫 번째 장애물

현장 접수는 신청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안 된단다.

진행 요원이 배번 없이 뛰어도 된다고 해서

포마 텐트로 와서 출발 채비를 했지만 그래도 뻐꾸기로 뛰는 것은 쪽 팔린다.

출발 직전에 본부석으로 가 간신히 배번 하나를 얻었다.

10km 주자들보다 조금 앞서 출발했다.

그러니까 풀 주자 중에서는 꼴찌로 출발한 것이다.

장거리 훈련 삼아 뛰기로 했으니 마음은 여유롭다.

가다가 힘 들면 걸으면 되지.....

 

두 번째 장애물

부대를 빠져 나오기 전에 벌써 걷는 사람들이 있다.

포기하는 사람도 나온다.

습도가 높아 뛰기에 무척 힘이 드는가 보다.

더위에 비교적 강하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별로 힘드는 줄 몰랐다.

한 명 한 명 추월해 가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런데 부대를 빠져 나오자 오른쪽 발바닥 뒷부분이 우리하다.

한달 정도 전부터 달릴 때마다 우리한 느낌이 있었지만 후유증이 없어 괜찮은 줄 알았는데

평상시보다 더 강한 느낌이 온다.

용산 삼거리부터 10여 키로미터의 오르막길을 올라 갈 때는 통증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진전령 밑 반환점을 돌아 내려올 때 1키로미터도 못 내려와 멈춰야 했다.

달림이들에게는 치명적이라는 족저근막염이 확실하다.

한 6개월 고생해야겠구나 라고 생각하며 다음 급수대까지 마냥 걸었다.

거기서 구급차를 탔다.

 

치기 어려운 공은 치지 않고

받기 어려운 공은 받지 않는다는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조금은 여유있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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