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파사나 수행의 이해
▣ 위파사나란 무엇인가
위파사나란 팔리어로 vipassanā이다. vi라는 접두사에는 여러 의미가 있지만, 뛰어나다(visesa)는 의미와 다양성(vividha)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뛰어난 봄, 뛰어난 관찰, 통찰 등이나, 여러 가지 방식으로 봄, 여러 가지 방식으로 관찰함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뛰어난 관찰이라고 할 때는, 일반적인 관찰이 아니라 현상의 본성을 꿰뚫어 본다는 의미이다.
여러 가지 방식으로 관찰함이라고 할 때의 여러 가지 방식이란, 무상(無常), 고(苦), 무아(無我)라는 관점에서 모든 현상을 관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법구경』에
“조건에 의해 생겨난 모든 현상(諸行)은 영원하지 않다(無常)라고 지혜에 의해 볼 때, 그는 괴로움에 대해 싫어하게 된다. 이것이 청정함에 이르는 길이다.”
“조건에 의해 생겨난 모든 현상(諸行)은 괴로움(苦)이다라고 지혜에 의해 볼 때, 그는 괴로움에 대해 싫어하게 된다. 이것이 청정함에 이르는 길이다.”
“모든 법들은 영원한 자아가 없다(無我)라고 지혜에 의해 볼 때, 그는 괴로움에 대해 싫어하게 된다. 이것이 청정함에 이르는 길이다.”
이 법구경의 말씀은 바로 세 가지 법의 특성(三法印)인 무상, 고, 무아에 대해서 지혜로써 관찰하는 것이 바로 청정(열반) 에 이르는 길임을 설하고 있는 것이다.
이 법구경에서 말하는 지혜로써 관찰한다는 말이 다름 아닌 위파사나라고 이해할 수 있다.
▣ 위파사나 수행
위파싸나 수행은 불교의 오래된 수행방법으로, 수행의 목적은 모든 정신적 활동이 일어날 때 그것을 주시하는데 있다. 예를 들면 생각하는 순간에 ‘생각함, 이라고 주시하고, 반성함, 계획함, 알고 있음, 주의함, 즐거움, 게으른 느낌, 행복한 느낌, 불쾌함 등등의 느낌이 일어났을 때 각각의 느낌에 대해서 주시하는 것이다.
『법구경』에서는 마음이 일어나는 상태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순간에 일어나 대상을 쫓아다니는 마음은 실체가 없이 어두운 방(육 체)에 머무네. 만약 수행자가 이 마음을 제어한다면 죽음의 속박에서 벗어나리니.”
마음은 여기저기로 방랑한다. 수행을 하는 동안에도 멈추지 않고 외부의 대상을 향해서 쫓아다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즉 마음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대상에 따라 변하며 항상 새롭게 일어난다. 또한 실체가 없으며, 형태도 없다. 그래서 분석적인 실험을 통하여 마음을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만약 대상을 아는 것이 바로 마음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면, 우리는 마음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마음을 자세하게 이해하기 위하여 마음이 일어나는 모든 순간에 주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 마음챙김의 네 가지 대상(四念處)
위빠싸나 수행에서 마음챙김의 대상, 즉 의식경험은 4가지로 나누어진다. 이것을 사념처 (四念處)라고 한다.
현대적인 개념으로는 〔감각․느낌․마음의 상태․정신적 요소〕로 표현할 수 있다.
『대념처경』의 서문에 사념처를 수행하는 방법을 간단하면서도 명료하게 제시하고 있다.
“비구들이여, 이것은 모든 중생들의 청정을 위한, 슬픔과 비탄을 극복하기 위한, 괴로움과 싫어하는 마음을 없애기 위한, 올바른 길에 이르기 위한, 열반을 깨닫기 위한 하나의 길이다. 바로 그것은 네 가지 마음챙김 이다. 네 가지란 무엇인가?”
(1) 몸에 대한 마음챙김 [身念處]
“비구들이여, 이 가르침 에서 어떤 비구가 몸에서 몸을
관찰하는 수행을 하면서 지낸다. 열심히, 분명한 앎을 지니고, 마음챙김을 지니고, 세간에 대한 탐착심과 싫어하는 마음을 제어하면서.”
(2) 느낌에 대한 마음챙김 [受念處]
“그는 느낌에서 느낌을 관찰하는 수행을 하면서 지낸다. 열심히, 분명한 앎을 지니고, 마음챙김을 지니고, 세간에 대한 탐착심과 싫어하는 마음을 제어하면서.”
(3) 마음에 대한 마음챙김 [心念處]
“그는 마음에서 마음을 관찰하는 수행을 하면서 지낸다. 열심히, 분명한 앎을 지니고, 마음챙김을 지니고, 세간에 대한 탐착심과 싫어하는 마음을 제어하면서.”
4) 법에 대한 마음챙김 [法念處]
“그는 법에서 법을 관찰하는 수행을 하면서 지낸다. 열심히, 분명한 앎을 지니고, 마음챙김을 지니고, 세간에 대한 탐착심과 싫어하는 마음을 제어하면서.”
‘마음챙김을 지니고’라는 의미의 ‘satimā’라는 말은 다름 아닌 염처(念處)의 염(念)을 지니고 있는데,관찰의 대상을 놓치지 않고 있는 마음 상태,현재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일어나는 그 순간 알아차리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세간에 대한 탐착심과 싫어하는 마음을 제어하면서’ 라는 말은 지금 관찰하고 있는 대상들에 대해서 좋아하는 마음이나 싫어하는 마음의 가치판단을 내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 일상생활에서의 마음챙김
위빠싸나 수행은 특정한 조건이 갖추어진 상황에서만 수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수행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일상생활에서의 마음챙김을 할 때, 수행의 초기에는 마음챙김의 힘이 충분하지 않으므로, 비교적 단순하고 반복적인 행위에 마음챙김을 한다. 이닦기, 세수하기, 식사하기, 설거지하기, 옷 갈아입기, 문 열고 닫기, 버스 타기, 걷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 마음챙김의 주된 대상은 각 행위에 따른 신체감각이 되겠다. 물론 이러한 마음챙김 동안에 다른 의식경험의 요소가 나타나면, 즉시 알아차리고 지금 하는 행위에 돌아온다.
일상생활에서의 마음챙김은, 마음이 다른 시간, 다른 곳에 가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지난 일을 되씹고 있거나 앞으로의 일을 미리 예측하여 걱정하거나 혹은 들떠있거나 한다. 그러나 마음은 지금 여기에 있어야 한다. 지금 여기에서 경험하는 것을 온전하게 알아차림 하여야 한다. 만약 마음이 지금-여기에 있지 않고 다른 때, 다른 곳에 가 있다면 바로 그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그렇다고 과거를 반성하거나 미래에 대한 적절한 계획을 세우는 등의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어떠한 마음의 작용이든 지금 하는 일을 온전히 알아차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위빠싸나 수행의 초기에는 마음챙김의 힘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미세한 마음의 변화는 잘 감지되지 않는다. 따라서 강한, 분노, 슬픔, 불안 등 강한 정서가 일어날 때, 놓치지 않고 즉각적으로 마음챙김 하도록 한다.
마음챙김의 훈련이 잘 되면, 대화를 하면서도 마음챙김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때 상대방이 이야기를 할 때는 그 말을 정확하게 알아차림하며, 자신이 이야기를 할 때에도 자신이 하는 말을 정확하게 알아차림 한다. 이와 같이 된다면,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마음챙김이 끊어짐 없이 밀밀(密密)히 지속되게 되며, 이럴 때 마음챙김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위파사나 수행의 효과
일상생활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위파싸나 수행은 도움이 된다. 특히 현실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크고 작은 걱정을 다스리는 데도 위파싸나 수행은 도움이 된다. 즉, 지금,여기의 마음챙김의 대상 이외의 다른 사념들이 떠오르면 즉시 알아차리고 돌아오는 것이다.
종종 우리는 이미 다 지나가서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과거의 일을 되씹고 있거나, 아직 불확실한 미래의 일을 미리 걱정하며, 마음을 불행한 상태로 만들고 있다. 또한 지금, 여기서 하는 일에 제대로 몰두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식사를 하면서도 혹은 사무를 보면서도 부정적인 사념에 빠져 있다. 이럴 때는 그러한 사념에 빠지기보다는 지금, 여기에서 할 일 혹은 누릴 수 있는 일에 마음챙김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예를 들어, 식사를 할 때는 식사에 마음챙김 하여 음식을 먹는 행위와 그에 따른 음식의 맛을 온전하게 경험할 수 있어야 하고, 사무를 볼 때는 사무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사실 현실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안되고 오히려 방해가 되는 부정적 사념이 식사의 향유와 사무의 능률을 훼방할 어떠한 권한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은 스스로도 잘 안다. 문제는 그렇게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마음이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자기 마음을 자기 마음대로 하는 데도 학습이, 훈련이 필요하다. 위파싸나 수행이 바로 그러한 훈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위파싸나 수행을 통해서, 마음을 괴롭히는 생각들을 바라봄으로써 이들 스스로 물러난다. 즉 마음 속에 일어나는 사념들을 비판단적인 자세로 떨어져서 바라봄으로써, 이들에게 더 이상 심리적 에너지가 투입되지 않게 되고, 따라서 스스로 소멸하게 된다.
우리들은 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것들을 자기 자신의 선입관에 따라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평가하며 생활하게 되는데, 특히 자신이 피하고자 하는 것들이 의식이 들어오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부적절하게 심리적 에너지를 사용할 때는 피로, 과도한 긴장, 및 불안정함을 유발한다. 마음챙김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비판단적으로 알아차림 함으로써, 공포와 같은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지 않고, 직면함으로써 갈등을 멈추고 몸과 마음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게 된다.
▣ 윗글은 마가스님께서 2008년 3월 29일 동국대학교 정각원에서 강의 하신 내용입니다.
흐르는 음악은 피아노 명곡모음 입니다. 제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스트라우스
엘리제를 위하여/베토벤(영화'불멸의 연인')
미뉴엣G장조/베토벤
전주곡/바흐
가보트/고섹
결혼행진곡/바그너
뻐꾹왈츠/요나손
탄호이저 중 '저녁별의 노래'/바그너
라 팔로마/이라디에르(영화'내머리속의 지우개')
도나우 강의 잔물결/이바노비치
토스카 중 '별은 빛나건만'/푸치니
알프스의 저녁노을/외스텐
왈츠/쇼팽
월광/베토벤(영화'그남자는 거기 없었다')
라르고/헨델(영화'편지')
출처 : 자비명상 (나누는 기쁨 공동체)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