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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색녀 이야기

불교/일반

by 빛살 2013. 7. 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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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사성의 한 장자(長者)의 딸로 태어난 연화색녀(蓮花色女)는 결혼을 해서 딸을 낳았다. 얼마 후 친정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친정 어머니를 모시고 살게 되었다. 그런데 남편이 어머니와 정을 통하므로 연화색녀는 집을 뛰쳐 나오고 말았다.

그 후 연화색녀는 다시 바라나시에 살고 있는 한 장자의 아내가 되어 살고 있었다. 얼마 동안의 세월이 지난 다음 남편이 왕사성에 사업차 갔다가 객수(客愁)를 덜기 위하여 아내와 닮은 소녀를 수천 금의 돈으로 사서 첩으로 삼게 되었다.

집에 돌아온 남편은 아내에게 도둑을 만나 돈을 잃었다고 거짓말을 꾸몄다. 그리고 집을 얻어 첩살림을 시작하였다.

남편이 왕사성으로 장사를 나가서 없는 어느 날, 남편의 친구가 왔다. 이 친구는 여인에게 수작을 걸었으나 여인은 단호히 거절하였다. 그러자 그 남편 친구가 "당신 남편도 왕사성에 젊은 첩을 두고 있는데 뭐 그러냐."는 말을 했다.

여인은 남편이 돌아오자 따져 물었다. 남편은 솔직히 털어 놓았다. 여인은 멀리서 두 살림을 하느니 차라리 집에 데려와서 함께 살자고 했다. 남편은 걱정을 하면서도 데려오지 않을 수 없었다. 여인은 첩이 마음에 들어, 자신의 동생이나 딸인 것처럼 의좋게 지냈다. 여인은 함께 살면서 이것저것 첩의 내력에 대해서 물어 보다가 믿어지지 않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첩은 바로 왕사성에 두고 온 자신의 딸이었다.

여인은 충격을 받았다. 전번에는 어머니와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경쟁을 하다가 이제는 다시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딸과 질투를 해야 하는 운명이 되었다. 이에 여인은 또 집을 뛰쳐 나왔다. 세상의 모든 남자에게 복수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여인은 창녀가 되었고, 얼마 안 있어 창녀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그 어떤 남자든지 이 여인의 교태에 넘어가지 않는 남자가 없었다. 때문에 가산을 탕진한 사람들이 속출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500명의 창녀를 거느리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대단한 부자가 되었다.

이때 부처님께서 이 도시로 왔다. 이교도들은 부처님의 명성이 자기들보다 더 높았으므로 이 연화색녀에게 많은 돈을 주고 부처님을 유혹하도록 사주했다. 연화색녀도 부처님을 한번 만나 보고 싶던 차에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세상에서 남자 중의 남자라는 부처를 유혹해 보고 싶은 마음과, 다른 한쪽에서는 메꿀 수 없는 자신의 허전함을 상의해 보고 가르침을 듣고 싶었다. 성중에서 탁발을 하고 돌아오는 부처님 앞에 호화롭게 꾸민 연화색녀가 나타났다.

"사문이여, 당신에게도 많은 제자가 있다고 들었는데 나도 500 제자가 있습니다. 당신이 해탈했다면 나도 해탈을 얻었소. 일체의 남자를 굴복시킬 수 있는 힘을 얻었소."

여인은 당당하게 부처님을 응시하면서 질문을 던졌다. 조용히 듣고 있던 부처님이 말했다.

"불쌍한 여인아, 눈을 떠라. 너는 복수심에 불타 수많은 남자를 유혹하고 정복했다고 생각하지만, 너는 수많은 여인에게 네가 옛날에 겪었던 고통을 안겨 주었느니라. 너는 남자에게 복수했다고 생각했지만 수많은 여인에게 눈물만 주었느니라. 나의 가르침은 그런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을 열반으로 이끄는 것이니라."

여인은 눈을 떴다. 아무리 복수해도 답답하고 허전했던 가슴이 환히 열렸다. 여인은 참회와 기쁨의 눈물을 함께 흘리면서 부처님 앞에 엎드렸다.

"저를 구원해 주십시오."

부처님은 허락했다. 여인의 출가를 허락했던 것이다. 이 소식을 듣고 아난다를 포함해서 모든 제자들이 반대했다. 저런 창녀를 출가시키면 교단이 뭇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으며 공양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그녀는 이미 눈을 떴다. 그녀는 옛날의 연화색녀가 아니다. 세인의 비난은 일주일을 넘기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그녀의 출가를 허락하셨던 것이다. 그 후 그녀는 열심히 정진하여 비구니 중에 신통이 가장 뛰어난 제자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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