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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사의 라이벌

마음닦기/독서

by 빛살 2013. 7. 1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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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사의 라이벌/고미숙 외/한겨레출판

 

아주 오랜만에 우리 문학사에 관한 책을 읽었다.

 

월명사:최치원, 김부식:일연, 이인로:이규보, 정도전:권근, 서거정:김시습, 김만중:조성기, 박지원:정약용, 이옥:김려, 신재효:안민영을 서로 짝 지어 주어진 시대 현실에 어떤 식으로 대응하는가를 살펴보고 있다. 시대에 맞서는 형식이 대립적이기 때문에 좀더 풍성하고 역동적으로 고전문학의 흐름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월명사와 최치원을 읽으면서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질서에 우리 민족이 편입되어 가는 과정이 눈에 들어왔다. 나말여초 문벌귀족의 한문화 경도- 여말선초 신흥사대부들의 사대주의 - 조선의 종교화된 성리학 - 지금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편입.

 

박지원과 정약용을 읽으면서 고전문학사에서 가장 뛰어난 문장가는 누구일까 생각해 보았다. 짧은 내 지식으로는 판단할 수 없어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박지원으로 답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책 읽는 재미에 빠져 즉시 돌베게에서 나온 열하일기를 구입했다.

 

가장 관심을 끈 이는 이옥과 김려이다. 거론된 사람들이 워낙 거물들이라 익히 들은 바도 있었지만 이옥과 김려는 다른 이들 만큼 알고 있는 것이 없었다. 정조의 명령을 듣지 않고 끝까지 자기의 문학을 고집했던 이옥, 미천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애정을 갖고 있었던 김려. 시대를 앞서갔던 사람들의 고통이 느껴졌다.

 

신재효와 안민영을 읽으면서 올바른 전통계승 방법이 궁금했다. 신재효와 안민영 같은 전문화와 고급화가 맞는지 민중적 현실성을 살리기 위한 대중성과 통속성이 맞는지 제3의 방법이 있는지 생각 좀 해봐야겠다. 일단은 소설을 무시하는 풍조 속에서도 소설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직접 쓰기도 했던 김만중에게서 단서를 찾고자 한다.

 

무시해도 좋을 현실의 자질구레한 일에 마음이 걸리는 적이 많았는데 시대와 불화했던 천재들의 행적을 보니 눈과 마음이 조금은 넓어 지는 것 같다. 그래서 역사가 필요하고 고전이 필요한 것 같다.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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