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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 / 송 재 학

마음닦기/시

by 빛살 2016. 3. 2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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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 / 송 재 학

 

   빙하가 있는 산의 밤하늘에서 백만 개의 눈동자를 헤아렸

다 나를 가만히 지켜보는 별과 나를 쏘아보는 별똥별들을 눈

부릅뜨고 바라보았으니 별의 높이에서 나도 예민한 눈빛의

별이다 별과 별이 부딪치는 찰랑거리는 패물 소리는 백만년

만에 내 귀에 닿았다 별의 발자국 소리가 새겨졌다 적막이라

는 두근거림이다 별은 별을 이해하니까 나를 비롯한 모든 별

은 서로 식구들이다

 

- 송재학 시집 『날짜들』(서정시학, 201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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