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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모르는 엄마 얼굴

마음닦기/시

by 빛살 2019. 8. 8.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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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모르는 엄마 얼굴 /장영복


엄마가 굴을 사 왔네
콩나물굴밥을 할까
생굴을 상에 올릴까
반반 나눌까, 고민하겠네
아빠는 익힌 굴을 좋아하고
누나는 생굴을 좋아하고
아빠는 콩나물굴밥을 좋아하고
누나는 생굴만 좋아하고

나는 엄마가 고민하는 모습을 좋아하지
장보기 겁난다고 빈손으로 와선
김치랑 장아찌만 상에 올릴 때
그 얼굴이랑 너무 다른

나는 싱싱한 생굴도 좋고
고들고들 익힌 굴도 좋아하지만
더 좋은 건
반찬 만드는 엄마 얼굴
밥상 그득 반찬 올리는 얼굴
직장에서 늦는 아빠가 모르는
학원에서 늦는 누나도 모르는
반찬 만드는 엄마도 모르는
엄마 얼굴

―〈아동문학평론〉(2016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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