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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꽃들에겐

마음닦기/시

by 빛살 2021. 3. 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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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꽃들에겐 / 김명수

우리나라 꽃들에겐 설운 이름 너무 많다.

이를 테면 코딱지꽃 앉은뱅이 좁쌀밥꽃

건드리면 끊어질 듯 바람불면 쓰러질 듯

, 그러나 그것들 일제히 피어나면

우리는 그날을

새봄이라 믿는다.

 

우리나라 나무들엔

아픈 이름 너무 많다.

이를 테면 쥐똥나무 똘배나무 지렁쿠나무

모진 산비탈

바위틈에 뿌리 내려

, 그러나 그것들 새싹 돋아 잎 피우면

얼어붙은 강물 풀려

서러운 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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