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17일. 묵향 그윽한 선비의 고장이자 치열하게 한 시대를 살았던 존경스러운 이육사님의 고향이라 살가운 정이 이는 도시이다. 그 동안 안동에서 열렸던 대회가 모두 평이 좋지 않았고 마라톤온라인에서 확인한 바 오늘 하루 전국에서 열리는 대회가 15개나 되어 그런지 참가자도 수백 명밖에 되지 않았다. 날씨는 달리기에 조금 무더웠지만 때 늦게 만발한 벚꽃과 평탄한 코스로 인해 다른 대회보다 힘들지 않게 달릴 수 있었다. 강변을 끼고 도는 순환 코스는 마치 고향길 같았다. 선두권을 유지한 채 앞만 보며 달렸다. 시민운동장 입구를 지나 조금더 달리니 사람들 사이의 간격이 제법 된다. 전마협 홍보 대사라는 글씨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람 뒤를 꾸준히 쫓아 갔다. 호흡에 신경을 쓰면서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였다. 역시 같이 달리니 힘이 적게 드는 것 같았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가 15km 지점을 지나면서 추월해 나갔다. 앞뒤 간격이 점점 벌어지는 것 같았다. 드디어 편도 4차선 대로에 접어 들었다. 그 넓은 길을 혼자서 달리는 기분, 이런 기분도 처음이다. 힘은 들지만 페이스는 떨어지지 않았다. 구도로인 탈춤 공연장 뒷길로 접어 들었다. LG유니폼을 입은 한 선수를 추월했다. 응원하는 사람이 400M 남았다고 외친다. 길 양옆으로 늘어선 벚나무에서는 꽃잎이 비내리듯 떨어지고 있다. 아, 이런 걸 꽃비라고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꽃비 사이로 아득히 멀어져 가는 앞 주자의 모습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이제 숨도 턱턱 막혀 온다. 출발지점으로 되돌아 왔다. 결승점을 통과하는 순간 진행 요원이 무엇인가 적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그리고 축하합니다라고 말하며 목에 패찰을 걸어 준다. 내용을 확인해 보니 하프 14위라고 적혀 있었다. 언감생심. 내 기록으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등수이다. 내가 속해 있는 클럽 자체 대회에서도 이런 등수는 기록하기 어련운데 규모야 어떻든 전국대회에서 14등이라니. 살다보니 참 별 일도 다 있다. 그래도 기분은 무척이나 좋았다. 다시는 이런 등수 기록할 날이 있을까? 기록은 건타임으로 01:34:43, 넷타임으로 01: 34: 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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