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 일요일.
비를 맞으며 포항을 떠났으나 합천에 도착하니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다.
적당히 흐린 날씨가 달리기에 적당했다.
그 동안 공인 코스에서 제대로 된 하프 기록이 없어 이번 대회를 벼르고 있었지만 참가비를 잘못 납부하는 바람에 풀로 신청한 것으로 되어 있었다. 대회 안내 책자에서 내 이름을 확인 했을 때의 황당함이란! 합천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도 한참 고민을 했다. 제대로 훈련을 못했지만 풀을 한번 뛰어 볼까? 처음 마음먹었던 대로 하프를 달릴까? 하프를 달리면 내 풀 배번으로 달려야 하나? 다른 사람의 배번을 구해서 달려야 하나? 고민고민을 하다가 무리하지 않고 처음 마음먹었던 대로 풀 배번을 달고 하프를 뛰기로 했다.
목적에 맞게 달리자는 게 평소 내 생각이다. 연습은 연습처럼, 대회는 대회처럼 뛰어야 하지 않겠는가. 풀 배번을 달고 하프를 뛰는 게 여러 모로 떳떳한 일은 아니지만 내 자신에게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하고 하프를 택했다.
소문난 대회라 참가자들이 많았다. 운동장을 나설 때 매우 혼잡했다. 하지만 열심히 달렸다.주로에서 원주 선배를 만났다. 이름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반가웠다. 17km쯤을 힘들게 달리고 있을 때 격려의 말이 무척 힘이 되었다. 끝나고 포마클 텐트로 찾아온 선배랑 정운성이라는 호저중학교 후배랑 막걸리 한 잔 했다.
내 마라톤시계로 측정한 시간은 1시간 34분 29초. 거리 때문에 말이 많았던 상주마라톤에서 세운 최고 기록보다 7초 뒤진다. 하지만 기분 좋은 하루였다. 술도 제법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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