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막내랑 산행을 했다.
가까이 있으면서도 집에 자주 오지를 못한다.
양학산빛이 이렇게 풍성한 줄 몰랐다.
올 봄은 눈이 즐겁다.
사시사철 변함없는 소나무도 좋다.
그런데 포항 주위의 소나무들은 못 생긴 게 많다.
그래도 좋다.
그렇게 태어났으니까.
양지 바른 묘지에서 간식을 먹고 잠시 휴식
재롱을 부리는 막내
양학연당에서 한 컷
시간을 잡아 두었다.
언젠가 다시 풀어놀 날 있겠지.
그땐 어떤 표정지을까?
내려오면서 아내랑 나뭇잎의 색깔에 대해 논했다.
"참, 녹색도 여러 가지다. 연두, 초록, 녹색.. 어느 색이 가장 예쁠까?"
"그거야 연두가 가장 예쁘지, 초록이야 싱그럽긴 하지만 연두야"
아내가 말했다.
내심 초록이 답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다.
그래서 유심히 살펴보니 예쁘긴 연두가 예쁘다.
초록과 연두의 조화
연두의 터널로 들어가는 여인
연두색 터널의 윗부분.
처음에 산에 오를 때는 나뭇잎이 없어 시야가 탁 트였었다.
그때는 아기자기한 야생화와 새싹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지금은 나날이 색깔을 달리하는 나뭇잎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한 달 정도 지나면 만산녹엽
녹색으로 통일되고 시야는 좁아지겠지.
그렇게 되기 전에 좀더 즐겨야겠다.
- 앞 4장 27일, 뒤 4장 29일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