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에게 흙을 공양한 아이
석가모니가 기원정사에 있을 때였다.
어느 날 제자들과 성 안을 돌아다니다가 소꿉놀이를 하는 두 아이를 만났다. 나뭇잎으로 반찬을 만들고 흙으로 밥도 지으며 놀이에 흠뻑 빠진 아이들은 그들 곁에 누가 오는지도 몰랐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석가모니가 옆에서 그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아이들은 황급히 석가모니에게 절을 하였다. 그리고 한 아이가 신발에 밥이라며 담아 놓은 모래를, 동생을 엎드리게 하고는 그 위에 올라가 부처님께 정성스럽게 올렸다.
석가모니는 그들이 바치는 모래 밥과 나뭇잎 반찬을 기꺼이 받아 아난에게 건네며 말씀하셨다.
"이 모래를 가지고 가서 내 방의 허물어진 곳에 바르도록 하여라"
한 아이는 그 공덕으로 나중에 왕이 되었고, 또 다른 아이는 유명한 장군이 되었다고 한다.
기원전 3세기 중엽에 인도를 통치한 아쇼카 왕의 전생담이다. 그는 인도 역사상 가장 넓은 땅을 통일하고 다스린 국왕이었다. 그러나 인도를 통일하는 과정에서 전쟁의 비참함과 인생의 무상함을 깨닫고 불교에 귀의하여 선정을 베풀었다.
오늘날 인도 곳곳에서 발견되는 아쇼카 왕의 석주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있다고 한다.
"전쟁에 의한 승리보다 자비에 의한 정복이 훨씬 훌륭한 것이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이러이러한 선행을 행하였다하여 스스로의 선한 점만 보려고 하며, 자신이 저지른 악행과 자신이 지니고 있는 번뇌와 같은 나쁜 점은 보려고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