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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왕과 안티고네

마음닦기/독서

by 빛살 2017. 4. 2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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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왕과 안티고네/소포클레스 작, 김종환 역주/계명대학교출판부/2000.04.25.

 

고전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잘 읽히지는 않는 작품이라는 말이 있다.

수없이 들었고 가끔씩은 입에 올리기도 했던 작품을 이제서야 읽었다. 그동안은 떠도는 이야기와 단편적인 지식에 기대어 생각하고 말을 한 것이다.

 

기원전 5세기의 외국 작품이라 읽기가 쉽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희곡답게 대사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되어 분량도 많지 않았고, 대사도 정제되어 있어 읽는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오이디푸스 왕>

오이디푸스의 비극은 신이 정한 운명에 의해 비롯되었다.

아버지 라이오스가 피사국의 왕자 크뤼시포스를 살해한 죄로 그 일족에게 저주가 내려진다.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인 이오카스테를 차지한다는 신탁 속에서 아이는 태어난다. 오이디푸스(퉁통 부은 발)는 태어나자마자 발목이 묶여 키타이론산에서 코린토스 양치기에게 넘겨져 자식이 없는 플뤼보스 왕의 양자가 된다. 왕의 형제에게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는 말을 듣고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에 신탁을 한다. 무시무시한 내용을 듣고 코린토스와 반대쪽으로 가다가 삼거리(포시스)에서 라이오스 왕 일행과 마주친다. 스핑크스(목을 졸라 죽이는 자)의 재난에 대한 신탁을 받으러 가던 라이오스는 오이디푸스에게 죽임을 당하고, 일행 중 한 명인 테바이 양치기는 도망을 가 이 소식을 테바이에 알린다. 오이디푸스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고 이오카스테와 결혼하여 2남 2녀를 낳고 테바이를 다스린다. 신의 저주로 테바이에는 돌림병이 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처남 크레온을 델피 신전으로 보낸다.

 

델피 신전에서 크레온이 돌아오는 장면으로 <오이디푸스 왕>은 시작된다.

크레온은 라이오스의 살해자를 찾아 내어 처단하라는 것이 신탁의 내용이라고 전한다.

눈먼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는 오이디푸스가 살인자라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 오이디푸스와 크레온은 갈등을 일으키고 이를 중재하던 이오카스테의 말에서 오이디푸스의 정체가 점점 드러나기 시작한다. 코리토스의 양치기를  이어서 등장한 테바이의 양치기에 의해 오이디푸스의 정체가 완전히 드러난다. 이오카스테는 자살하고 오이디푸스는 황금 브로치로 눈을 찔러 장님이 된다. 크레온에게 왕위를 맡기고 안티고네와 이스메네 두 딸의 도움을 받아 추방의 길을 떠난다.

 

불합리한 운명과 이에 맞서는 인간의 비극성

너 자신을 알라.(Gnothi Seauthon, Know thyself. 델포이 아폴론 신전에 있는 말)

 

운명은 개인의 의지와 상관 없이 결정되며 개인의 성격적 결함 때문에 실현된다.

이 작품에서는 성급함과 오만이 결함의 주 내용이 된다.

그리고 아무리 비참한 운명일지라도 피하려고 하지 말고 당당히 맞서 자신의 존재를 제대로 이해하라고 이 작품은 말한다.

오이디푸스는 고통 속에서도 자신에 대한 변명이나 타자에 대한 원망 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끝까지 찾아 나간다.

끝내 자신의 두 눈을 잃어버리는 비극으로 끝나지만 마음의 눈을 뜨고 콜로너스에서 조용히 죽음을 맞이한다.

 

모든 문제의 해결은 바로 자기 자신에게서부터 시작해야한다.

 

<안티고네>

오이디푸스가 죽은 뒤 그의 두 아들 폴리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는 권력 다툼으로 적이 된다. 에테오클레스는 테베이를 지키고 폴리네이케스는 아르고스의 군대를 이끌고 테베이를 공격한다. 이 와중에 형제는 서로를 찔러 동시에 죽는다. 왕이 된 크레온은 테베이를 지킨 에테오클레스는 성대히 장례식을 치르고 폴리네이케스의 시체는 들판에 버려 짐승의 먹이가 되도록 하라고 명령한다.

 

희곡 <안티고네>는 안티고네와 이스메네 자매의 대화로 시작된다. 안티고네는 왕명을 어기고 오빠의 시체를 묻어주려고 하고 이스메네는 만류를 한다. 안티고네는 신의 명령에 의해 오빠의 시체를 묻다가 들켜 파수병에 의해 크레온에게 잡혀 간다. 분노한 크레온은 안티고네를 동굴에 가두어 버린다. 안티고네의 약혼자인 하이몬이 왕인 아버지를 설득하지만 노여움만 더 할 뿐이다. 테이레시아스의 고언으로 마음을 돌린 크레온이 안티고네가 갇혀 있는 동굴을 찾아갔지만 안티고네는 이미 목을 매어 자살한 후이고 이 충격으로 하이몬과 크레온의 아내 에우리디케도 잇달아 목숨을 끊는다.

 

안티고네가 대변하고 있는 신의 법과 크레온이 대변하는 왕(국가)의 법의 충돌

여기서는 크레온의 성급함과 오만함이 비극의 원인이 된다.

자식과 아내를 잃고 크레온은 탄식한다.

"그렇소, 슬픔을 당하고 고통을 겪고서야 나 이제 깨닫게 되었소."

 

 

작품의 마지막 구절

 

 

 

"지혜가 없는 곳, 행복이 없고

 신을 경배할 수 없는 자

 지혜를 얻을 수 없다.

 오만한 자의 큰소리

 반드시 신의 분노를 부르고

 늙어서야 비로소 지혜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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