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흐린 날 미사일

마음닦기/시

by 빛살 2019. 7. 6. 15:42

본문

흐린 날 미사일 / 김영승

 

 

나는 이제

느릿느릿 걷고 힘이 세다

 

비 온 뒤

부드러운 폐곡선 보도블럭에 떨어진 등꽃이

나를 올려다보게 한다 나는

등나무 페르골라 아래

벤치에 앉아 있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등꽃이 上下

발을 쳤고

揮帳에 가리워

나는

비로소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

 

미사일 날아갔던 봉재산엔

보리밭은 없어졌고

애기똥풀 群落地를 지나

롤러스케이트장 공원

계단 밑 老人들 아지트는

멀리서 보면 慶會樓 같은데

내가 그 앞에 있다

 

명자꽃과 등꽃과

가로등 수은등은

그 향기를

바닥에 깐다

 

등꽃은

바닥에서부터 지붕까지

垂直으로 이어져

꼿꼿한 것이다

 

虛空의 등나무 덩굴이

반달을 휘감는다

 

한 일?

그런 게 어딨냐


'마음닦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짜장 요일   (0) 2019.08.08
삼랑진 철교 곁에서   (0) 2019.07.22
바늘귀-김영재  (0) 2019.06.04
목련-이재무  (0) 2019.06.04
엄숙한 시간  (0) 2019.04.19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