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가 지나간다(Pippa Passes)/ Robert Browning(영,1812~1889)
계절은 봄이고
하루 중 아침
아침 일곱 시
진주 같은 이슬 언덕 따라 맺히고
종달새는 창공을 난다
달팽이는 가시나무 위에
하나님은 하늘에
이 세상 모든 것이 평화롭다.
Pippa’s song/Robert Browning
The year's at the spring,
And day's at the morn;
Morning's at seven;
The hill-side's dew-pearl’d;
The lark's on the wing;
The snail's on the thorn;
God's in his Heaven-
All's right with the world.
“베니스의 실크 공장에서 일하는 가난한 소녀 피파는 1년 중 단 하루 있는 휴가 날 아침, 한껏 희망과 기대에 차서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아침의 노래> 또는 <봄의 노래> 라는 제목으로 영어교과서에 자주 인용되는 시는 사실은 이 장시의 제일 첫 부분이다.”
“피파는 이 마을에서 가장 '행복한' 네 사람의 삶을 동경하며 차례차례 그들의 창 밑을 지나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의 노래를 부른다. 그러나 피파가 부와 권력을 기준으로 '행복' 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사실 제각기 극심한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피파의 노래는 사실 이들의 영혼을 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불륜을 범하고 살인까지 한 오티마와 세발드는 피파의 노래를 듣고 자신들의 죄를 회개, 자백하기로 결심하고, 속아서 창녀의 딸과 결혼한 줄스는 아내를 버리려다가 피파의 노랫소리에 새로운 사랑을 발견한다. 또 난폭한 폭군을 암살하려던 계획을 포기하려던 루이기는 피파의 노랫소리에 다시 자신의 이상과 사명을 깨닫는가 하면, 속세의 악에 항복하려던 늙은 성직자는 피파의 노래를 듣고 자신을 재무장한다.
날이 저물고, 자신이 네 사람의 영혼을 구한 것도 모른 채 피파는 단 하루뿐인 휴가를 헛되이 보낸 것을 슬퍼하며 고달픈 내일을 위해 다시 잠자리에 든다.
어차피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 우리는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 행복을 얻기 위해 남보다 더 많은 재산 차지하고 권력 한번 잡아 보겠다고 온 세상이 시끌벅적하다. 그렇지만 진정한 가치와 행복은 우리들이 그냥 스치는 작은 순간들----무심히 건넨 한 마디 말, 별 생각 없이 내민 손, 은연중 내비친 작은 미소 속에 보석처럼 숨어있는지도 모르겠다.“
-<문학의 숲을 거닐다/장영희 p.170 “진정한 행복”>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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