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점심을 먹고 후식으로 삶은 땅콩을 먹었다. 아내가 양학과일마트에서 과일 한 상자를 사자 덤으로 얹어준 것이란다. 아직 덜 여물어 풋내가 나는 것도 있었지만 입이 심심해 제법 많이 먹었다.
오후에 내일의 대회를 위해 뒷산에 올라 가볍게 몸을 풀었다. 휴대폰 모닝콜 시각을 4시 50분에 맞춰 놓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한밤중에 배가 더부룩하니 느낌이 영 좋지 않아 잠에서 깨었다. 그리고 설사, 걱정이 되어 매실즙을 마시고 다시 잤다.
정해 진 시각에 일어나 대충 밥을 먹고 다시 매실즙을 마셨다. 매실 때문인지 속이 그런대로 괜찮았다. 중간에 오선생님을 태우고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김태일 선생님이 벌써 와 있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버스표랑 칩을 맡긴다.
집결지인 해운대 올림픽 공원에 도착했다. 우리나라 제2의 도시답게 입구에 코엑스 건물이 웅장하게 버티고 있고 공원도 집결지로서 괜찮았다.
드디어 출발, 날씨가 달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때 힘껏 달려보지 않고 어느 때 달려 보겠느냐 싶어 속도를 냈다. 경산 때부터 느낀 것이지만 초반부터 입이 말라온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럴까, 뛰기 전에 충분히 물을 마셔두지 않아서 그럴까? 어떻든 하프를 달릴 때도 충분히 물을 마셔두어야 할 것 같다.
반환점을 돌아 광안대교 하판을 지나 올 때 한 1km 구간에 바람이 몹시 불었다. 대회 중 이렇게 센 바람은 처음이다. 그래도 바다위를 달리는 기분이 괜찮았다.
기록은 1:39:45 .
동래로 나와 온천욕을 하고 바다장어구이를 먹었다. 맛있게 먹었는데 이게 나중에 탈이나 며칠 설사로 고생을 했다. 포항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한숨 푹 잤다.
나중에 대회 참가자중 60대 노인이 운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