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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진의 아이들

마음닦기/독서

by 빛살 2012. 4. 2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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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진의 아이들

커옌 / 장원 / 1989년 5월

 

나라 전체가 학교 폭력 문제로 시끄럽다.

내 주위에서도 폭력 사고가 일어났다.

키가 크고 껄렁껄렁한 놈이 작고 힘이 약한 아이를 일방적으로 두들겨팼다.

다행히 큰 상처는 없었으나 맞은 아이는 흐느끼며 억울함을 호소해 왔다.

그렇지 않아도 가해 학생은 교사들의 눈밖에 난 놈이라 이번 기회에 정리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교사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선처를 호소하는 가해 학생의 부모,

한 번만 더 반성의 기회를 주자는 담임만 불쌍해 보였다.

그들이 개입할 자리는 없었다.

학부모와 학교 관리자, 경찰 등으로 이루어진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서 모든 일을 처리했다고 한다.

권고 전학.

 

학생 선도보다는 처벌을 우선시하는 학교.

처벌을 못하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것처럼 생각하는 교사들.

어지러운 머리를 식힐 겸 20여 년 전에 읽었던 텐진의 아이들을 다시 한번 집어 들었다.

 

사회주의 문학답게 펼쳐지는 내용은 우리의 신소설이나 이광수류의 계몽주의 문학처럼 단순명료하다.

1970년 전후, 중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텐진의 재활학교, 헌신적인 교사들의 도움으로 문화혁명의 피해자인 학생들이 스스로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심훈의 상록수에 나오는 채영신이나 박동혁과 같이 사명감에 불타는 헌신적인 인물들인 황수린, 위첸첸, 우지아쥐, 쉬원 등과 교육을 출세의 수단으로 삼는 쉬에렌펑 등 나쁜 조반파들.

그리고 문제아에서 모범생으로 변해가는 셰위에, 지엔궈, 구어시샹, 샹시우얼, 숭사오리....

여기에 더해 지는 가족과 사랑과 배신의 이야기들.

쉽게 썼고 쉽게 읽히며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도 뚜렷하다.

참으로 훌륭한 선생님들은 학생의 눈높이에서 학생들을 믿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준다는 것.

 

지금 우리의 교육 현실은 교사를 자꾸 교육 현장에서 소외시키고 있다.

대신 시장 논리와 권력 기관이 교사가 설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들처럼 영웅적이지는 못해도 부끄럼 없이 교육 현장에 설 수만 있어도 좋겠다.

 

기억에 남는 구절.

행복은 추구하는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거예요. 포기하지 말고 용감히 추구해 나가요, 알았죠?

-바이샤오엔이 여주인공 위첸첸에게 한 말로 이 말을 떠올리며 위첸첸은 황수린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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