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구운몽

마음닦기/독서

by 빛살 2013. 12. 5. 06:31

본문

구운몽/김만중, 송성욱 옮김/민음사 세계문학전집72

 

대학교 1,2학년 때쯤 학교 도서관에서 <구운몽>을 빌린 적이 있었다.

누런 책장에서 오래 된 종이 냄새가 풀풀 나는 그런 책이었다.

재미 없어 몇 장 읽다가 말았다.

30여 년이 흘러 다시 책을 잡았다.

연세대 명예교수로 있는 설성경님의 인터넷강의를 들으면서 읽으니  이 작품이 양반소설의 백미로 꼽히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특히 3중 구조에 따른 금강경의 공사상을 해석하는 부분이 좋았다. 독서에서도 역시 안내자는 중요하다.

 

서포 김만중이 묻는 인생의 가치
<구운몽을 통해 김만중이 전달하고자 했던 사상>

독자를 어머니, 숙종, 작자 자신으로 나누어 다음과 같이 정리해 봤다.

1. 어머니을 위로하기 위해 : 꿈 속의 이야기는 주인공이 출장입상하는 공명의 길에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2처 6첩과 인연을 맺어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염정소설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그만큼 여성적이고 등장하는 여성들도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자유롭다. 이런 면은 소설을 좋아하는 어머니의 소일거리가 되기 충분하고 어머니는 읽어 가면서 일종의 해방감도 느꼈을 법하다. 적어도 꿈 이야기 부분은 어머니를 위한 배려가 짙게 깔려 있고 이는 효사상으로 이어진다.

2. 숙종에게 충언하기 위하여 : 황태후의 딸이자 황제의 누이동생인 난양공주(이소화)와 소유의 제1 부인이 되는 정경패의 이야기를 통해 인현왕후와 장희빈의 문제에 대해 충언하고 있다. 충분히 제1 부인이 될 수 있는데도 겸양의 덕을 베풀어 제2 부인으로 만족하는 이소화를 통해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정신으로 인현왕후와 장희빈의 문제를 풀 것을 넌지시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것을 통해 화합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고 본다.

3.자신의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 금강경의 공사상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꿈에서 깬 성진이 인간세상의 허무함을 말할 때 육관대사가 들려 주는 장자의 꿈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호접몽(나비의 꿈)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사물과 자기와의 구별을 잊은 물아일체의 경지를 말하는 것이다. 나비와 나가 하나가 되는 경지인 것이다.
이 소설은 '현실(성진)-꿈(양소유)-꿈속의 꿈(백능파와의 만남)'의 3중구조로 되어있다. 꿈으로 성진을 깨우치는 육관대사의 말에 의하면 이 세 개의 세계가 하나인 것이다. 차별이 없는 세계를 차별하여 인간들은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뒤에 나오는 사구게 때문에 인생무상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작자는 차별 없는 마음을 강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부귀영화를 누리는 자아나 선천에 귀양와서 곤란한 처지에 빠진 자아나 결국은 같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다)으로 마음을 비우고 정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 나의 삶에 적용 : 아주 작은 일에도 마음 아파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무거운 것들을 내려 놓을 때도 된 것 같다.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집착으로 벗어나는 삶을 살고 싶다.

'마음닦기 >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범일지-문사철100-4  (0) 2013.12.23
매월당 김시습  (0) 2013.12.13
실존인물 홍길동  (0) 2013.11.30
홍길동전-허균 산문집  (0) 2013.11.30
고전문학사의 라이벌  (0) 2013.07.18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