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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시골의사

마음닦기/독서

by 빛살 2014. 1. 27.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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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시골의사/프란츠 카프카/전영애 옮김/민음사/2008.3.10

 

카프카는 프라하의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프라하 인구의 10% 미만의 상류층에서만 다닌다는 독일어계 대학에서 독문학을 공부하다가 법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졸업 후 일반 보험회사에 들어간다. 1908년부터 근로자 사고 보험국으로 직장을 바꾸고 성실히 근무해 상당히 인정을 받았다. 1차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카프카도 징병대상자가 되었지만 직장에서 대체불가인력으로 징병 대상에서 제외시켜 줄 것을 건의하여 입대하지 않았다. 1917년 폐결핵 진단을 받고 사직서를 냈으나 반려되어 죽기 2년 전인 1922년에야 직장을 그만  두게 된다. 직장에서 인정을 받고 상당한 지위까지 누렸으나 밤으로는 글쓰기에 몰두한다. 문학에 모든 것을 걸고 혼신의 힘을 다하여 쓴 작품들도 불태우게 하고 나머지도 없애라는 유언을 한다. 삶 자체도 어렵고 작품도 어렵다.

 

아주 옛날에 변신을 읽었던 경험이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잡았다.

1부 첫 수록 작품인 변신은 그럭저럭 읽었지만 소품인 '법 앞에서'를 제외하고는 모두 어렵다. 특히 '판결', '굴'이 쉽게 읽히지 않았다.

2부는 13편의 소품으로 이루어졌다. 상대적으로 읽기가 쉬웠다. 카프카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문서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3부도 13편의 소품이지만 2부보다는 약간씩 길다. 마찬가지로 카프카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서 역할을 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변신'을 통해 카프카의 문학세계에 접근해 보자.

첫째, 전통적인 관점 뒤집기

- 인간이 벌레가 되어 인간의 세계를 바라본다. 이러한 관점 뒤집기는 현상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고 관점의 지속적인 변화는 다양한 측면에서의 관찰과 종합적 사고를 유도한다.

둘째, 관점의 다각화와 다양한 해석

- 벌레의 의미

1. 쓸모없고 도움이 되지 않는 흉측한 존재

2. 악몽이나 무의식 상태(심리 상태)에 대한 비유

3. 경제 기능이 곧 존재 이유 그 자체라는 현대사회 이데올로기가 내면화된 인간의 모습

4. 가장 넓게 사물과 인간을 관찰할 수 있는 시점에 있는 존재 - 탈인간중심주의

이와 같이 개인의 내면이나 가족과의 관계, 사회 경제적인 측면, 종교적인 면 등으로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카프카는 전통적인 관점을 해체하고 뒤집어 사물과 현상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유도한다. 이는 불안한 자의식과 소외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문사철009> 카프카의 작품은 독자의 기준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번 강의에서 배웠던 여러 가지 배경지식과 기준을 바탕으로 <변신>을 읽으면서 가졌던 의문점을 정리해 보세요.

 

불안한 꿈에서 깨어나 자신이 거대한 벌레로 변한 것을 본다면 보통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나타낼까?

그 흉측한 모습에 비명부터 질렀을 것이다.

젊은 시절 탈모를 겪으면서 받았던 극심한 스트레스를 생각하니 너무나 당연한 반응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는 차분히 자신의 모습을 관찰할 정도로 여유를 가지며 충격에 휩싸이지 않는다. 행동으로 인간의 몸이 아님을 느껴가고, 목소리도 차차 짐승의 소리로 바뀌어 가며, 가족들에게조차 소외되어 가지만 절망적이지 않다. 이 혼란의 와중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은 자신 뿐이라는 것을 의식하고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주인공을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들은 점점 그와 심리적으로 멀어진다. 아버지가 던진 사과에 맞아 그 상처로 죽어가지만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오히려 감동과 사랑으로 가족들에 대해 회상하면서 그들을 위해 죽음을 선택한다. 가족들은 주인공의 죽음을 신에게 감사하며 행복한 미래를 꿈꾼다.

 

이 것은 내가 생각한 것과는 완전히 반대이다.

위로 받아야 할 존재와 위로해야 할 존재가 뒤바뀐 것이다.

주인공을 통해 예수의 삶을 연상할 수 있다는 강의를 듣고 비로소 이 부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종교적으로 본다면 주인공의 심리는 '비참→초연→숭고'로 변한다. 그리고 벌레는 인간적인 원칙에서 벗어나 좀 더 넓은 차원에서 인간을 고찰하는 존재가 된다. 등장인물 중 가장 넓게 사물과 인간을 관찰할 수 있는 시점에 있는 존재인 것이다.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결말 부분의 가족의 행동과 대비되어 이 부분이 더욱 부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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