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Q정전/루쉰 지음/전형준 옮김/창비(2013)
루쉰은 중편 1편, 단편 32편의 소설을 남겼는데 그중 10편을 가려뽑은 선집이다.
수록 작품은 "광인일기, 쿵이지, 약, 고향, 아Q정전, 복을 비는 제사, 술집에서, 비누, 홍수를 다스리다, 관문 밖으로"이다.
이중 뭐니뭐니 해도 대표작은 중편 <아Q정전>이다.
Q는 머리를 늘어뜨린 변발과 그 모양이 비슷하고 변발이라는 뜻의 영어 queue와도 발음이 비슷하다. 아Q는 변발을 암시하며 그것은 곧 중국인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정신상의 승리'로 대표되는 아큐의 현실 대응법은 현실을 무시한 자기 합리화이자 자기 기만이다. 현실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면서도 자신은 나름대로 현명하게 처신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시류를 따르려고 노력한다. 결국 이런 어릭석음으로 아큐는 어이 없는 죽음을 당한다.
이런 비극적인 상황은 제대로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죽음으로 치닫고 있는 중국의 어두운 현실을 형상화한 것이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이와 다르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중국 최초의 근대소설로 평가 받고 있는 <광인일기>도 상당히 많이 알려진 작품이다. 유교의 인의 도덕을 사람을 잡아 먹는 식인 풍속으로 비유하면서 유교적 봉건의식에서 벗어나려면 때묻지 않은 아이들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고 끝을 맺는다.
<고향>의 마지막 문장도 인상적이었다.
"희망은 본래 있다고 할 수도 없고, 없다고 할 수도 없다. 그것은 지상의 길과 같다. 사실은, 원래 지상에는 길이 없었는데, 걸어다니는 사람이 많아지자 길이 된 것이다."
문사철007> 아Q의 '정신승리법'과 결말에서 아Q의 행동을 통해 루쉰이 말하고자 한 것을 설명하고, 이에 비추어 공동체와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우리가 지켜야 할 '자존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기술하시오.
아Q의 정신승리법은 현실 인식과 자기 성찰이 없는 자기 기만이다.
이러한 어리석음은 결말의 어이없는 죽음으로 이어진다.
이 죽음은 루쉰을 포함한 당대 중국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서 바람직한 미래는 현재의 자기 부정을 거쳐야 하며
자기 부정은 현실을 직시해야만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마치 의사가 병을 고칠 때 무엇보다도 먼저 환자의 몸 상태부터 철저히 살펴보아야 하는 것과 같다고 하겠다.
조직과 구성원의 관계는 상호보완적이다.
'삼밭의 쑥대(麻中之蓬)'라는 말이 있듯이 조직이 바람직하면 대부분의 구성원들도 긍정적이다.
반대로 구성원들의 노력에 의해 조직이 번창하는 경우도 있다.
아Q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나 조직에서 제대로 된 훈련이나 교육을 받지 못했다.
요즘 말로 하면 생존권 자체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런 아Q에게 지켜야 할 자존심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 의문이다.
최소한 구성원의 존재를 인정해 주는 조직이라야 자존심을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도 부실하고 구성원도 건강하지 못한 당시의 중국 현실을 보는 듯하다.
이러한 시기에는 구성원을 자극하여 자존심을 갖게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조직을 활성화시키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을 지도자 또는 리더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문학사에서 루쉰과 같은 존재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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