旅夜書懷
細草微風岸
危檣獨夜舟
星垂平野闊
月湧大江流
名豈文章著
官應老病休
飄飄何所似
天地一沙鷗
떠도는 밤 회포를 적다
가녀린 풀, 바람이 산들거리는 언덕
높은 돛대 외로운 밤배
너른 들에 별은 가득 드리우고
흐르는 큰 강에 달은 솟구쳐 오른다.
이름이 어찌 문장으로 드러나랴?
늙고 병들어 관직은 쉬어야 하리!
홀홀한 이 몸이 무엇 같은가?
천지간 한 마리 갈매기
- 김의정 역-
*危檣; 높은 돛대
*大江; 長江
<해제>
765년 54세 때 작품. 당시 후원자 격인 엄무(嚴武)가 갑자기 사망하자 공부원외랑(工部員外郞) 벼슬에서 물러나 청두[成都]를 떠나게 되었다. 이 시는 뱃길로 양자강을 따라 충주(忠州, 지금의 충칭重慶)로 가는 도중 배 위에서 지은 시로 추정된다. 도도히 흐르는 강물 위에 작은 배를 띄우고 또다시 길을 떠나는 심경이 잘 드러나 있다. 짧은 시이지만 그 안에서 시인의 정서는 몇 번이고 계속 굽이치고 있다. 바람에 산들거리는 풀이나 외로운 밤 강물에 떠 있는 배는 한없이 초라하고 위태로운 시인 자신의 모습이다. 그러나 포기하지 말라는 듯 하늘과 들판에 별빛이 가득하고 흐르는 강물 위로 달빛도 요동친다. 결연한 각오를 다져본다. 그러나 이렇게 시를 짓는 일로는 명성을 남길 수 없다. 결국 정치에 참여하는 수밖에 없는데 과연 할 수 있을까? 가슴속이 뜨겁다. 다시 마음을 추슬러 본다. 내 신세가 정처 없이 떠도는 저 갈매기 같다. 한없이 작고, 한없이 자유로운 저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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