雨中遊天竺靈感觀音院
蠶欲老
麥半黃
前山後山雨浪浪
農夫輟耒女廢筐
白衣仙人在高堂
천축산 영감관음원
누에는 다 늙어 가고
보리는 반쯤 노래졌는데
앞산에도 뒷산에도 주룩주룩 비가 온다.
농부는 쟁기를 던져 버리고
아낙네는 광주리를 팽개쳤는데
불당에는 관음상이 하얀 옷을 차려입고
자애로운 표정으로 점잖게 앉아 있다.
-류종목 옮김
*영감관음원: 절강성 항주의 천축산에 있던 절. 院은 寺보다 작은 규모의 절.
*輟: ① 그치다 ②
*耒: 쟁기 뢰
*筐: 광주리 광
*白衣仙人在高堂: 불당 안에 세워진 하얀 불상이 농사에 큰 지장을 주는 오랜 장마에도 불구하고 온화한 표정만 짓고 있는 것을 보면서 관료들의 작태를 풍자한 것이다.
<해제>
희령 5년(1072) 초여름 항주 천축산의 영감관음원에서 지은 것이다. 그해에는 심한 장마로 보리농사와 누에치기에 지장이 많아 농민들의 걱정이 태산 같았는데도 고대광실에서 호의호식하는 위정자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를 본 소동파가 영감관음상을 빌려 그들의 작태를 풍자한 것이다. 불당 안에 세워진 하얀 관음상이, 옛날에는 가뭄이 심하면 장마를 그치게 했다는 전설이 있건만, 지금은 장마를 그치게 할 생각은 하지 않고 변함없이 온화한 표정만 짓고 있는 것을 보면서 소동파는 고대광실에서 농사 걱정 없이 날마다 무사안일하게 지내는 위선적인 관료들을 떠올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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