六月二十七日望湖樓醉書五絶其一
黑雲飜墨未遮山
白雨跳珠亂入船
卷地風來忽吹散
望湖樓下水如天
망호루에서 술에 취해 적다
먹 쏟은 듯 검은 구름이 산을 채 덮기 전에,
하얀 비가 진주되어 어지러이 배에 떨어지네.
땅을 쓸며 불어온 바람이 갑작스레 날려버리니,
망호루 아래 호수는 하늘처럼 푸르구나.
*六月二十七日: 宋 神宗 熙寧 5년(1072년) 6월 27일
*望湖樓: 항주 서호 북쪽에 있는 누각
*五絶: 다섯 수의 절구
[해설】
소식의 시 중 문학적 상상력이 가장 잘 발휘된 작품으로, 北宋 熙寧 5년(1072년), 蘇軾이 杭州通判으로 있을 때 지었다. 37세 때였다.
‘6월 27일’은 아주 무더운 날이라고 할 수 있다. 항주는 위도상으로 남쪽인데다 양쯔강의 지류인 錢塘江을 끼고 있어 여름에 무덥고 습하기로 유명한데, 이런 날이면 항주 사람들은 서호로 나와 뱃놀이를 하거나 정자에 앉아서 더위를 식힌다고 한다. 시는 여름에 西湖에 갑자기 소나기가 퍼붓다가 거센 바람이 불면서 하늘이 개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언어 형식이 매우 절제되어 있고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순식간에 일어나는 자연의 변화를 생동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검은 구름(黑雲)’을 ‘먹을 쏟은 것(翻墨)’에 비유한 것이나 ‘하얀 비(白雨)’가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진주 알갱이가 튀는 것(跳珠)’에 비유한 것은 이 시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순식간에 일어나는 자연의 변화를 이렇게 멋진 언어로 표현한다는 것은 쉽지는 않는 일인데(더군다나 醉氣에서) 정치적 부담에서 벗어나 지방관이라는 홀가분한 마음에서 시를 노래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시기 그의 시에 항주 일대의 아름다운 풍경과 그곳의 정취를 마음껏 즐기면서 그 감회를 노래한 작품이 많이 보이는 것도 이러한 소식의 심경과 연관이 있지 않나 싶다.
[소식]百步洪二首其一 (0) | 2014.06.28 |
---|---|
[소식]飮湖上初晴後雨 (0) | 2014.06.27 |
[소식] 팔방미인 소식 (0) | 2014.06.27 |
[소식]獄中寄弟子由 (0) | 2014.06.26 |
[소식]吳中田婦歎 (0) | 2014.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