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棠
東風嫋嫋泛崇光
香霧空濛月轉廊
只恐夜深花睡去
故燒高燭照紅妝
해당화
솔솔 부는 동풍에 환한 빛이 감도는데
자욱이 덮여 있는 향내 어린 안개 속에
달은 말없이 낭하를 돌아간다.
밤 깊으면 꽃이 그만 자 버릴까 걱정되어
긴 촛불 손에 들고 발간 얼굴 비춰 본다.
*海棠: 화사하면서도 우아한 품위를 지닌 꽃으로 소식의 고향에 많다고 한다. 해당화와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다.
*嫋嫋: 바람이 산들산들 약하게 부는 모양. 嫋 예쁠 뇨, 예쁠 요 1. 예쁘다 2. 아리땁다 3. 바람에 산들산들 흔들리는 모양 4. 가냘픈 모양 5. 소리가 가늘고 길게 이어지는 모양
*空濛: 자욱하다. 濛 가랑비 올 몽, 흐릴 몽
*只恐夜深花睡去: 당 현종과 양귀비의 일화를 염두에 둔 표현. 어느 날 당 현종이 양귀비를 불렀는데 귀비는 술에 취해 자고 있었다. 현종 앞에서도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귀비를 보고 해당화가 잠이 덜 깬 모습과 같다고 양귀비를 해당화에 비유했다고 한다.
*홍장: 곱게 단장한 여인. 여기서는 해당화
<해제>
원풍 9년(1084)의 어느 봄날 밤에 황주에서 촛불을 들고 해당화를 구경한 감회를 노래한 것이다. 당(唐)나라 때 저명한 시인 이상은(李商隱)의 시 <화하취(花下醉)>에서 "술 깨니 손님은 흩어지고 밤은 깊은데 / 다시 등(燈) 잡고 남은 꽃을 완상하네"(客散酒醒深夜後 更持紅燭賞殘花)라는 구절을 의식해 지은 것이라 한다.
남송(南宋) 마린(馬麟)의 <병촉야유도(秉燭夜遊圖)>. 소동파(蘇東坡)의 <해당(海棠)>에서 소재를 얻어 그린 그림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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