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은 읽기 편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읽었다.
이 책의 3/4을 차지하고 있는 <1984년>만 읽었다.
그 동안 수없이 들어왔고 단편적으로 접하던 내용들을 이제야 확인한 것이다.
제목 1984년은 꼭 집어 1984년이 아니라 '미래에 다가올 어느 해'를 뜻한다. 1948년 책이 나왔기 때문에 48을 뒤집어 84로 썼다고 한다. 지은이는 원래 '유럽의 마지막 남자'로 제목을 정하려 했다.
1984년에 세계는 영국과 미국 중심의 오세아니아, 소련과 유럽 중심의 유라시아,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로 나뉘어져 끊임 없이 싸운다.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오세아니아의 런던에서 진리부에 근무하면서 현실에 맞춰 과거를 조작하는 일을 하고 있다.
런던은 에어스트립(空帶) 제1번의 주요 도시로 INGSOC(영사, 영국사회주의)의 지배하에 있다. 영사는 '빅 브라더'라는 가상 인물을 내세워 주민을 통제한다. 건물 곳곳마다 빅 브라더의 초상과 '빅 브라더가 당신을 주시하고 있다'라는 글귀가 걸려 있다. 빅 브라더와 텔레스크린, 사상 경찰을 통한 철저한 감시가 이루어지는 통제사회다.
사회 구성은 빅 브라더를 정점으로 하여 2%의 핵심 당원, 외부 당원, 85%의 프롤레타리아로 이루어져 있다. 감시와 통제는 윈스턴이 속한 외부 당원에 집중되어 있다. 당은 3대 슬로건으로 사람들을 세뇌시킨다.
첫째, 전쟁은 평화이다.
전쟁은 잉여 물자를 소비시키고, 국민들을 빈곤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빈곤 상태의 불만은 적국을 비롯한 증오 세력을 만들어 해소시킨다. 전쟁은 지배 계층의 평화에 이바지 하는 것이다. 끊임 없는 전쟁과 증오가 필요한 이유이다.
둘째, 자유는 예속이다.
억압과 구속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자유로운 영혼은 항상 예속되고 패배당한다. 선각자들이 탄압 받는 이유이다.
셋째, 무지는 힘이다.
국민들의 무지는 지배 계층의 힘이다. 3S정책과 같은 우민화 정책이 필요한 이유이다.
이런 슬로건의 토대가 된느 것이 이중사고(DOUBLE THINK)이다. 이중사고는 상반된 신념을 동시에 받아들여 가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이다. '점령 군대'를 '평화 유지군'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중사고라는 교리와 현실 사건에 맞춘 끊임 없는 과거 조작 및 말살, 감시와 통제, 고문과 처형으로 영사는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윈스턴은 이런 현실에 맞서 기억을 보존하고자 하는 일기 쓰기, 어머니에 대한 기억 등 과거 찾기, 줄리아와의 사랑으로 인간 본연의 감정 추구, 오브라이언과의 접촉 등을 시도한다. 하지만 오브라이언은 노회한 핵심당원이다. 오브라이언이 쳐 놓은 그물에 윈스턴이 걸린 것이다. 처절한 투쟁이었지만 결국 주인공은 빅 브라더의 품으로 돌아간다.
<1984년>은 에프게니 자미아친의 <우리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 더불어 3대 디스토피아(dystopia) 문학에 속한다. 조지 오웰은 자본주의건 사회주의건 인간성을 말살하는 전체주의를 증오했다. 스스로 사회주의자임을 자처했지만 전체주의에 빠진 사회주의 사회를 <동물농장>을 통해 비판하고 있다. 윈스턴과 같은 의식을 갖지 못할 때 우리는 1984년과 같은 사회를 맞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조지 오웰과 김수영이 겹쳐진다.
<문사철028> [1984]의 디스토피아 문학으로서의 특징과 그 의의를 서술하세요.
디스토피아(dystopia)는 유토피아(utopia)의 상대어로 전체주의적 정부에 의해 억압받고, 통제받는 가상사회를 뜻한다.
<1984년>에서 ‘오세아니아(미국과 영국 중심의 거대 제국)’는 전체 인구 2%에 해당하는 핵심당원에 의해 움직인다. 그들은 ‘빅 브라더’라는 가상 인물을 내세워 텔레스크린으로 사람들을 통제한다. 텔레스크린은 감시뿐만 아니라 명령까지 내릴 수 있다는 면에서 요즘의 폐쇄회로 TV(CCTV)보다 더 정밀한 감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사상경찰도 일상 생활을 감시 통제하고 있다. 철저한 감시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영사(INGSOC 영국사회주의)는 3대 슬로건을 내세워 국민들을 세뇌시킨다. 첫째, 전쟁은 평화다. 오세아니아는 유라시아나 동아시아와 항상 전쟁을 하고 있다. 전쟁으로 국민들을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적국에 대한 증오심으로 지배 계층의 평화를 유지한다. 둘째, 자유는 예속이다. 자유로운 인간은 항상 예속되고 패배당한다. 그러므로 당의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다. 셋째, 무지는 힘이다. 영사는 국민들이 복잡한 사고를 할 수 없도록 신어(NEW SPEAK)를 만든다. 국민의 무지는 곧 지배계층의 힘이 되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빅 브라더는 전지전능하며 당은 완전무결하다는 말을 믿지 않으면 안 된다.
철저한 감시와 통제 사회에서 주인공 윈스턴은 중대한 범죄 행위인 일기 쓰기로 과거를 왜곡하고 말살하려는 당에 맞선다. 줄리아와의 육체적 접촉을 통해 개인의 감정을 추구하고, 프롤레타리아 아낙네의 노래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희망을 본다. 오웰은 이 작품의 제목을 ‘유럽의 마지막 남자’로 하려고 했다. 주인공은 전체주의에 의해 말살되는 개인성과 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친 사람이다. 이런 노력이 없다면 우리의 미래는 <1984년>처럼 될지도 모른다.
조지 오웰의 '이중 사고'를 경계하라/한겨레신문 2015.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