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보살’이라 하여 성도(成道) 이전의 석가모니를 가리키던 보살이라는 명칭은 불교의 발전과 더불어 자비행를 실천하는 이상적 인간상의 의미로 변화, 발전하였다. 이러한 보살에 대한 관념의 변화는 불탑교단(佛塔敎團)을 원류로 하는 대승불교 사상의 발전과 깊게 관련되어 있다.
석가 입멸 후 그의 유골은 각지의 불탑에 모셔져 공양되었다. 그러므로 석가를 추모하는 민중에게 불탑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고 석가 그 자체로 받아들여졌다. 또한 불탑을 순례하며 재물을 바치는 것은 현세에서는 여러 가지 복덕을 얻고 사후에는 천상에서 태어나 성불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이렇게 출가 승려 이외에 재가 신도들도 불탑의 운영에 협력하여 이들을 포함한 신앙 집단인 불탑교단이 형성되었다. 이러한 불탑교단 사이에서 보살의 도를 구하는 신앙이 생겨나 자신만의 수행을 닦는 부파불교를 비판하는 새로운 불교 운동으로서의 대승불교가 성립되었다.
불탑공양에서 석가의 찬양은 석가를 초월자로서 신격화함과 동시에 석가보살이 어떻게 깨달음의 세계에 도달했는가를 생각하게 해 주었다. 그 결과 진실한 깨달음을 추구하여 성불한다는 서원, 모든 사람을 구하려는 대자비심 그리고 구체적인 수행도인 육바라밀로 대표되는 석가보살의 실천 활동 곧 보살도(菩薩道)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성불에 이르는 도정으로서 보살도가 구체화되어 과거불인 석가의 전신 석가보살에 머무르지 않고, 사람들을 구제한다는 대자비의 서원을 세우고 보살도를 실천하여 보다 구체적인 여러 가지 보살이 출현하게 되었다. 우선 과거불인 석가에 대하여 미래 붓다가 될 것이라는 수기를 받은 미륵이 보살로서 관념화되었다. 다음 대에 부처가 되는 것이 확정되어 있는 ‘일생보처보살(一生補處菩薩)’이 된 것이다. 그러나 대승불교에서는 이러한 과거의 석가, 미래의 미륵만으로는 만족하지 않고 현세 구제자로서의 성격을 갖는 관음보살을 비롯하여 문수, 보현, 일광, 월광 등 다양한 보살이 생겨나게 되었다.
수많은 보살 중에서 <약사경>에서는 문수사리보살(文殊師利菩薩)•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득대세보살(得大勢菩薩)•무진의보살(無盡意菩薩)•보단화보살(寶檀華菩薩)•약왕보살(藥王菩薩)•약상보살(藥上菩薩)•미륵보살(彌勒菩薩)을 팔대보살로 지칭하고 있다.
우리 불교계에서는 이들보다 친숙한 문수보살(文殊菩薩)•보현보살(普賢菩薩)•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금강장보살(金剛藏菩薩)•제장애보살(除障礙-除蓋障菩薩)•지장보살(地藏菩薩)•미륵보살(彌勒菩薩)을 팔대보살(아미타8대보살)로 모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