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끼나와에서 온 편지 / 김정한 지음 / 문예중앙-1997 / 김정한소설선집1997.04.25
서술자 '나'가 강원도 탄광지대에서 오끼나와에 계절노동자로 가 있는 여성이 편지를 보고, 이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기능개발협회>라는 단체가 서울 빈민가 출신 남성과 탄광촌 출신 여성을 모집하여 오끼니와의 파인애플 및 사탕수수 농가에 노동력을 제공한다.
편지의 주인공은 강원도 황지 출신으로 오끼나와 부속 섬인 미나미다이도오지마에 있는 히야시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한다. 히야시는 북해도 탄광에서도 일했고, 파푸아 뉴기니의 라바울이라는 곳에서 종전을 맞는다. 오끼나와에 돌아와 보니 모든 것이 파괴되었고, 옛집은 미국 군사기지가 되어 있었다. 히야시와 그의 아들 다께오는 2차대전에서 그들이 입은 피해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미군에 저항하다가 죽은 학생들을 기리는 <건아의 탑>과 <백합의 탑>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편지의 주인공은 해방되고도 그들의 밑에서 일하고 있는 현실과 국회의원들의 외유, 기생파티 등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궂은 날씨로 일을 할 수 없을 때 다께오의 안내로 오끼나와 <고자>란 곳에서 종군위안부 출신 한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에 가게 된다. 음식점에 찾아온 어린 계집아이 거지에게 먹을거리를 주며 이들은 한국에서 온 고아로 미군에게 입양되었으나 미군이 귀국할 때 수속이 제대로 안 되어 버려진 아이들이라고 설명한다. 거리에는 <기능개발협회>에 속아서 건축 공사장에서 남자들도 감당하기 힘든 중노동을 하고 있는 한국 처녀들도 많다고 한다.
부슬비 내리는 선창가 건축 공사장에서 거지꼴로 막노동을 하고 있는 한국 처녀들을 보고 편지의 주인공 일행은 눈물을 흘린다. 그 모습을 보고 다께오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내뱉는다.
" 운다고 해결이 되나? 쓸개빠진 타협과 눈물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해!"
이에 주인공은 언젠가 "한국 사람을 왜 다꼬(문어)라고 부르는지 알아? 뼈다귀가 없다는 거야, 뼈다귀가.......!"하면서 빈정거리던 일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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