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들(Native Sun) / 리처드 라이트 지음, 김영희 옮김 / 창비 / 2012.10.05.
1940년에 발표된 600쪽이 넘는 장편 소설이다.
비거 토마스라는 20살의 흑인 청년이 두 건의 살인을 저지르고 사형을 선고 받는 비교적 단순한
내용을 '미드'를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형상화하고 있다. 짤막한 대화들이 많아 쪽수에 비해 읽
는 속도가 빠르다. 다만 끝부분에 버클리 검사와 맥스 변호사가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부분은
장황하여 집중을 요구한다.
4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억압과 통제의 원형을 보여 주고 있는 것
같다. 금수저, 흙수저처럼 출신 그 자체가 사회적 계급을 규정짓는 지금 우리 사회도 그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게 아닐까?
<미국의 아들>이라는 제목은 비거 토머스라는 흑인의 문제는 바로 미국 사회의 근본 구조가 낳
은 산물이라는 의미이다. 인간 대접을 못받는 사회에서 동물처럼 살아가다가 본능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주인공은 인간이 아니었다.
변호사 맥스가 변론 마지막에 판사에게 한 말 "이 청년에게 삶을 주시라"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흑인 비거를 처음으로 사람으로 대해 준 맥스,
하지만 그는 유대인이자 공산주의자이다. 흑인만큼은 아니지만 기득권자들에게는 비난의 대상이다.
비거는 사형은 선고 받지만 맥스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살인의 근거도 찾게 된다.
그것은 자신의 내부에 깊이 뿌리박혀 있었던 삶에의 욕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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