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딕 /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 작가정신 / 2014.01.20
장편으로서는 드물게 1인칭 시점이다.
포경선 피쿼드(메사추세츠의 인디언 부족명, 영국군에 의해 몰살당함)호는 30여 명의 선원을 싣고 고래를 잡으러 간다. 시대적 배경은 1840년대. 모비딕에게 한쪽 다리를 잃고 향유고래 턱뼈를 갈아만든 의족을 달고 있는 에이해브(에이합, 아합) 선장과 스타벅(유명한 커피 전문점 스터벅스는 이 이름에서 따옴) 일등 항해사가 주요 인물이다.
에이해브는 모비딕에 대한 복수에 집착하고, 스타벅은 고래잡이로서의 본분에 충실하고자 한다. 카리스마 넘치는 선장의 선동으로 선원들은 집단적 마취 상태에 빠지고 유일하게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스타벅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힘이 없다.
결국 모비딕과의 싸움에서 모두 죽고, 서술자인 이슈메일(이스마엘)만 살아 남아 이야기를 전한다.
모두 700쪽이 넘는 장편이다.
하지만 135개의 짤막한 장들로 구성되어 있어 읽기에 지루하지는 않다.
다만 등장인물들의 상징성과 우화적 의미는 시간을 두고 음미해야 할 것 같다.
고래에 대한 지식도 어느 정도 얻을 수 있다.
개인의 집착-특히 지도자의 고집-이 조직에 어떠한 해악을 끼치는가에 초점을 맞춰 이해했다.
마음에 새겨 둘 만한 부분들을 모아 보았다.
이 세상에 노예 아닌 사람이 있는지 묻고 싶다. 늙은 선장이 아무리 나를 혹사하고 부려먹어도, 아무리 쥐어박고 후려갈겨도, 나는 괜찮다는 것을 알고 거기에 만족한다. 다름 사람들도 모두 어떤 식으로든-다시 말해서 육체적인 관점에서든 정신적인 관점에서든-비슷한 대우를 받고 있으며, 따라서 모든 사람이 돌아가면서 만족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이슈메일, 너는 지금 하늘과 땅-이교도를 포함하여-을 주관하시는 관대하고 고결한 하느님이 하찮은 나무토막에 질투를 느낄 거라고 생각하느냐? 그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숭배란 무엇인가? 신의 뜻을 행하는 것-그것이 숭배다. 그러면 신의 뜻은 무엇인가? 이웃이 나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을 이웃에게 해주는 것-그것이 신의 뜻이다. 이제 퀴퀘그는 내 이웃이다. 나는 이 퀴퀘그가 나한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는가? 나와 함께 장로교회의 특정한 방식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따라서 나도 그의 예배에 동참해야 한다. 그러므로 나는 우상 숭배자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저는 고래를 잡으러 왔지, 선장님의 원수를 갚으러 온 것은 아닙니다. 복수에 성공한다고 해도 고래기름을 몇 통이나 얻을 수 있겠습니까? 선장님의 복수는 우리 낸터컷 시장에서는 그다지 큰 돈벌이가 되지 못할 겁니다.
“말 못하는 짐승에게 복수라니!” 스타벅이 외쳤다. “그 고래는 단지 맹목적인 본능으로 공격했을 뿐인데! 이건 미친 짓이에요! 말 못하는 짐승에게 원한을 품다니, 천벌을 받게 될 겁니다.”
내면에 슬픔보다 기쁨을 더 많이 가진 인간은 진실할 수 없다. 진실하지 않거나 아직 인간이 다 되지 않았거나 둘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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