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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발견

마음닦기/독서

by 빛살 2021. 6. 7.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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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발견/타라 웨스트오버 작, 김희정 역/열린책들/2020.11.30.

'Educated(교육을 받은, 학식·교양 있는)'라는 원제목과

'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라는 부제목이 있다.

 

제목만 보고 명문대 합격수기와 같은 성공신화류의 자기 계발서로 오해했다.

읽어가면서 광신도 집안의 스릴러물, 아주 특별한 가족의 사이코드라마라고 생각했다.

다 읽고 나서는 데미안 같은 성장소설로 받아들였다.

내적, 외적으로 치밀한 문체가 돋보였다.

 

아이다호 벅스피크에 고립된 웨스트오버가 있다.

가부장적 성격이 강한 몰몬교를 신봉하며 사회와 거리를 두고 가족단위 생활을 하고 있다.

 

아버지 진은 자신만의 신앙(몰몬교, 예수그리스도 후기 성도교회)에 갇혀있는 광신도로 가족들에게도 자신의 신앙을 강요한다.

폐철처리장에서의 각종 사고, 교통사고 등 가족을 폭풍 속으로 몰아넣는 인물이다.

루비릿지 사건을 겪으면서 정부를 불신하고 일루미나티, 사회주의 등에 대한 피해망상증으로 공교육, 공공의료를 부정한다. 홈스쿨링으로 자식들을 보호한다는 자부심, 동종요법에 대한 확신, Y2K 등 세상의 종말을 대비해 요새를 구축하고 있다. 가족들도 그가 정신질환자임을 인정한다.

 

얼마전에 정유정 작가의 북콘서트에서 들은 나르시시스트(자기애성 성격장애, 과대자아)의 전형이다.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고 믿고 자식들 나이도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그들의 심리를 지배하려고 한다(가스라이팅).

가족들은 에코이스트(남 위주로 사는 사람)가 된다.

 

아내 페이는 가족에 대한 사랑보다 가부장적 사고에 의해 남편에게 순종한다.

 

토니, 숀, 타일러, 루크, 오드리, 리처드, 타라 7남매는 아버지에게 반항도 하고 순종도 하면서 삶을 이어간다.

 

이런 환경에서도 주인공을 교육으로 이끈 것은 무엇일까?

<진지하고 관찰력이 뛰어난 아이>(193쪽).

진지함과 관찰력이라고 생각한다.

 

브리검 영 대학교(몰몬교)에서 부터 본격적인 교육이 시작된다.

홀로코스트, 흑인문제(에멧 틸, 로자 파크스, 마틴 루서 킹 주니어), 페미니즘(몰몬교의 일부다처제) 등 사회문제와 개인의 자유에 대해 학습하면서 자유를 향해 나아간다.

 

나는 최선을 다해 설명을 했다. 부모님이 공교육을 신뢰하지 않았고, 그래서 우리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다 끝내자 교수는 아주 어려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라도 해야하는 사람처럼 두 손에 깍지를 꼈다. "계속 도전해보세요. 그렇게 하면서 어떤일 이 벌어지는지 보는거예요."(360쪽)

 

'자신이 누군지를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는 그 사람의 내부에 있어요' 그가 말했다. '스타인버그 교수는 이 상황을 <피그말리온>에 비유하더군요. 타라, 그 이야기를 생각해 보세요.' 케리 박사는 잠시 망설이다가 날카로운 눈과 꿰뚫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주인공은 좋은 옷을 입은 하층 노동자였어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기기 전까지는. 일단 그 믿음이 생긴 후에는 그녀가 무슨 옷을 입고 있는지가 전혀 중요하지 않게 됐지요.'(381쪽)

 

<누가 역사를 쓰는가?> 나는 <바로 나>라고 생각했다.(492쪽)

 

그날 밤 나는 그소녀를 불렀지만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를 떠난 것이다. 그 소녀는 거울 속에 머물렀다. 그 이후에 내가 내린 결정들은 그 소녀가 내리지 않은 결정들이었다. 그것들은 변화한 사람, 새로운 자아가 내린 결정들이었다.

이 자아는 여러 이름으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변신, 탈바꿈, 허위, 배신.

나는 그것을 교육이라고 부른다.(506-5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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