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제를 해결하는 생각의 기술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은 바는 두 가지이다. 삶에서 마주하는 물음에 대한 해답을 철학에서 찾으려는 사람에게는 철학자들의 숨겨진 선택지를 소개하는 대신 고민의 방향을 바꾸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또한 철학이 더 이상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철학의 쓸모없음 그 자체를 파고드는 것 또한 하나의 철학적 탐구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글쓴이의 <여는글>에 나오는 내용이다.
관념적인 기존의 철학에서 답을 찾지 말고 구체적인 현실을 바탕으로 질문을 제기하고 관점을 바꿔보라는 부탁이다. 또한 사유의 도구로서, 사고 행위 그 자체로서 철학은 유용하다는 것이다. 實事求是하며 그 방법을 철학적으로 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진리를 원한다고 가정했는데, 왜 오히려 진리가 아닌 것을 원하지 않는가? 왜 불확실성을 원하지 않는가? 왜 심지어 무지를 원하지 않는가? 진리의 가치 문제가 우리 앞에 다가왔다.(19-20쪽)
철학자들의 거대담론과 평범한 개인의 서사를 같은 무게로 다룰 수 있을 때 철학은 비로소 일상으로 파고들어 도움을 줄 수 있다(37쪽).
-'正義'라는 개념은 '부정의'한 존재에 대한 탄압을 내포하고 있으며, '정의 사회 구현'을 외친 전두환 군부정권처럼 누가 정의를 주장하는가에 따른 위험성도 포함하고 있다. '정의로운 전쟁'을 외치지만 모든 전쟁은 의미 없었다.
독단론자의 철학은 신은 죽었다는 니체의 말과 더불어 끝났다. 독단의 세계에서 관점주의적 세계로 바뀌면서 현대철학은 시작되었다.
-"至道無難 唯嫌揀擇 但莫憎愛 洞(밝을 통)然明白" 승찬대사의 <신심명> 첫 구절이 떠오른다.
인간은 자유를 두려워 한다. 독일 국민의 <자유로부터의 도피>가 히틀러를 탄생시켰다.
이 책을 통해 프롬은 자유의 증대가 꼭 개인의 자유로운 삶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한다(43쪽).
그는 현대에 이르러 많은 개인이 자기 자신이기를 그만둔다고 말한다. 이들이 자유로부터 도피하는 방법은 '자동인형적 순응'이 되는 것이다(44쪽).
인간은 무거운 부담을 지우는 자유로부터 도피해 의존과 복종으로 돌아가거나 불안감과 고독을 무릅쓰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45쪽).
오히려 모든 인간의 삶을 포괄하려는 거대한 서사의 허구성을 비웃으며 기꺼이 혼란스러운 현실로 들어가 때로 비틀거리면서도 자유롭게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향해 살아간다(46쪽)
-자유의 증대는 자칫 태극기부대와 같은 '자동인형적 순응'의 인간상을 태어나게 할 수도 있다. 그만큼 민주주의는 불완전하지만 버릴 수 없는 가치이므로 늘 깨어있어야 한다. "행복한 여행자에게 목적지란 필요없다”는 말처럼 늘 성찰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그동안의 교육이 개인의 사회화라는 명목으로 개인의 소외시킨 것은 아닌지. 그로 인해 자아상실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논어의 爲己之學과 爲人之學 중 우린 무엇을 추구해왔나.
삶이 위태롭게 느껴진다면 주어진 자유를 용감하게 감당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삶의 목적을 찾지 못한 혹은 궁금해하지도 않는 이를 하루빨리 인문학적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인간성을 상실한 환자로 규정하지 말라. 불변하는 인간성이 정해져 있다고 믿지 않는다면 상실할 것도 없다(48-9쪽).
- 삶의 본질이 아니라 삶의 자세를 찾아가는 것이 철학(인문학)이 아닐까?
위의 내용을 전제로 현실에서 당면하는 12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끊임없이 답을 찾아나가야 할 문제들이다.
<상식에 도전하는 불량한 인문학>
1.철학이 만든 질병, '진정한 나' 좀 내버려 두세요/ 진정한 나
'진정한 나'라는 분별적, 대립적 사고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나(복합적인 존재-이드 에고 슈퍼에고, 셀프)로 돌아가자.
*개인이야말로 유일한 현실이다. 그 개인에서 분리되어 인류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향하면 향할수록 우리가 오류에 빠질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인간과 상징/열린책들, 81쪽)
진정한 나를 찾아다니는 여행은 철저히 현실에 발을 붙이고, 나의 행복을 높이는 방향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58쪽).
2.알맹이는 가고 껍데기여 오라/ 현실과 가상
믿음까지 현실이 된다.(종교마다 다른 현실, 태극기부대와 촛불의 현실)
현실에는 실재와 가상이 뒤섞여 있다.
3.겸손은 왜 미덕일까?/ 겸손
겸손은 '노예의 도덕'을 믿는 약자가 강자를 밀어내기 위해 고안한 기만전술이고, 민주주의는 모든 인간을 평준화하고 왜소하게 만드는 사상이었다. 니체는 무력한 자로서 사제 민족인 유대인을 상정하고, 유대인과 더불어 '도덕에서의 노예 반란'이 시작됨을 목격한다. "유대인이야말로 두려움을 일으키는 정연한 논리로 귀족적 가치 등식(좋은=고귀한=강력한=아름다운=행복한=신의 사랑을 받는)을 감행했으며, 가장 깊은 증오(무력함의 증오)의 이빨을 갈며 이를 고집했던 것이다. 비참한 사람만이 오직 좋은 사람이다(불교, 인욕). 좋고 나쁨의 기준을 성능에서 도덕성으로 갈아치웠다. 니체는 좋음과 나쁨이라는 도덕 가치의 전복으로 자리잡은 "약자의 도덕"으로 인해 인간은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없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것이 니체가 그토록 기독교를 미워하고 민주주의를 비판했던 주요한 이유이며, 노예 도덕을 무너트리고 등장할 초인(위버멘시)을 애타게 기다렸던 이유이다.
오늘날 개인은 다른 사람들을 제치고 나아가야 하는 강인함과 내가 제친 사람들의 슬픈 마음까지 보살펴야 하는 배려심, 이 상충하는 두 가지 태도를 갖추기를 강요받는다(82쪽).
겸손함은 추구해야할 이상적인 가치일 수 있지만, 그것을 강박적으로 강요할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굳건히 나아가는 인간의 강한 긍지가 더 높은 성취를 만들어내기도 하기 때문이다(83쪽)
-민주주의는 다양성과 창의성이 장점이다. 니체의 사상도 하나의 관점이다. 그 관점을 살펴보면 된다.
대립적 사고를 뛰어 넘어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특별한 삶을 살고 싶은 격차에서 비롯된 열정을 가진 이들을 이해하자. 관계라는 측면에서 겸손은 가치 있는 미덕이다.
4.특별함을 잃어버린 이성적 인간/ 인간의 본성
중국어 방 논증(The Chinese Room Argument)- 존 설(John searle). 기계는 투입값에 대한 결괏값을 산출하는 계산기에 불과할 뿐, '의식' 혹은 '마음'(철학 용어로는 심적 상태)을 가지고 있는 인간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94쪽).
인공지능은 이성적 활동이므로 이제 인간의 본성에 관한 탐구는 그동안 이성의 통제하에 조절되어야 한다고 믿어져 왔던 '감정'으로 향해야 한다.
5.사랑의 최신 트렌드/ 사랑
성숙한 사랑의 의미 변화는 자기 자신을 하나의 기업처럼 경영하는 시대의 도래와 함께 시작됐다(103쪽).
이 세대에게 결혼이 큰 짐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들이 결혼 후에 부모라는 새로운 정체성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독립된 개인으로 살고자 하기 때문이다.
6.소통의 시대에서 넘쳐나는 불통에 대하여/ 소통
소통의 커뮤니케이션은 마치 권위를 부수고 구성원들 사이의 조화를 추구하는 듯하지만 그 자체가 일사불란한 지휘 체계를 효과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다. 표면적으로는 내보일 수는 없지만 지켜져야만 하는 이 은폐된 위계질서는 더 정교하고 교묘한 방법을 통해서 유지된다. 이것이 오늘날 리더를 위한 소통 강의가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이유이다(115쪽).
그렇기에 강압적인 명령을 내리는 상급자에게는 대항할 수 있어도 소통하자는 상급자에게는 반기를 들기 어렵다(114쪽).
<새롭게 정의하는 21세기의 철학>
1.지옥 탈출 서사의 한국식 능력주의/ 능력주의
일정한 재능의 소유(또는 결여)를 순전히 각자의 몫으로 봐도 되는가?<공정하다는 착각/마이클 샌델>
-(시대의) 운이 따라주는 것: 겸손하라 -출발선의 격차 은닉
* 사회적 상승 서사(미) / 지옥 탈출의 서사(한)-한국에서의 능력주의는 능력 있는 사람만이 살아남는 생존게임에 가까웠다. 안심하지 못하는 승리자와 좌절에 빠진 패배자.
-왜 국가 마음대로 불행에 빠진 사람을 구해주느냐?
2020년 6월 인국공 비정규직 문제: 능력이 아니라 고통에 따른 보상 문제, 고통을 온전히 감수하며 주어진 관문을 통과한 사람만이 보상을 얻어야 한다.
엄격한 능력주의가 공정하다는 믿음은 실패한 이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을 넘어 생존권 보장을 위한 도움의 손길에도 마땅한 근거를 요구하고 있다.
4차산업사회에서 능력주의의 붕괴- 인간과 인공지능의 경쟁
2.철학자가 통치하는 4차 산업사회/ 민주주의
일론 머스크 애드 아스트라 → 아스트라 노바(새로운 별): 윤리적 판단-소수가 결정
3.빅브라더를 사랑하게 된 사람들/ 감시와 통제
디지털브라더- 감시와 통제 시스템은 존재해서는 안 되는 불법 시스템이 아니라 안전한 사회를 위해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필수적인 시스템이 된다.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보이지 않는 시선의 빅브라더가 무서운 존재일까, 아니면 우리가 제공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의 행동을 예측하는 거대 IT기업이 무서운 존재일까?
그는 빅브라더를 사랑했다. He loved big brother.
4.대기업에 취업해도 우울한 이유/성과사회
<피로사회> 한병철, 규율사회에서 성과사회로.
현대인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갈되며 우울증을 앓는 핵심적인 이유는 삶을 고단하게 만드는 악당이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5.소외되지 않는 노동자, 유튜버는 행복할까?/ 노동
철학은 창조적 노동에 손을 들어주고 소외된 노동을 극복해야할 문제상황으로 규정하지만 이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처사이다.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중 어떤 일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는 얼마만큼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큰 보상을 원하는지에 따른 개인의 선택과 선호의 문제이며, 더 나아가서는 가능과 불가능의 문제이기도 하다.---이는 철저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내려져야 할 것이다.
6. 우상론과 한국의 선진국 콤플렉스/ 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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