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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역사

마음닦기/독서

by 빛살 2023. 5. 1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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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역사/신형철 시화/난다/2022.12.30.

 

"내가 조금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시를 읽는 일에는 이론의 넓이보다 경험의 깊이가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어떤 일을 겪으면서, 알던 시도 다시 겪는다."(8쪽)
 
"<시학의 근본 개념>이라는 책에는 서정의 근본 형식이 '회상Erinnerung'(국역본에는 '회감')이라고 적혀 있다. 단지 돌아본다는 의미만은 아니고, 돌아볼 때 발생하는 주체와 객체 사이의 거리 소멸, 즉 서정적 융화가 시의 본령이라는 것다."(308-309)
 
'명제적 지식'이란 "사실에 대한 지식"으로 이는 문학이 포함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고유하게 추구할 만한 지식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비명제적 지식'은 어떨까. 이는 "어떤 상태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 knowing what it is like"으로서, 경험을 통해서만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지식의 형태로 전달하기는 쉽지 않다. 예컨에 자전거 타는 법이나 수용하는 법이 그렇듯이 말이다. "사실"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상태"에 대한 지식이기 때문이다. 인생에 대한 많은 지식들이 그와 같은 비명제적 지식에 속한다. 경험 외에 그것을 배울 수 있는 장이 문학 말고 또 있을까?(293)
-시는 경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좋은 시의 요체는 非시적인 혹은 反시적인 일상사의 급소를 급습해서 매몰된 진실과 아름다움을 구조하는 것이다."(208, 이성복)
-반복과 변조로 이루어지는 일상사에서 무심코 흘려 보냈던 것들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것이 시가 주는 감동이다.
-감동은 과거가 현재와 만나고 미래로 확산되는 순간이다.
 
예)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베르톨트 브레히트, 김남주 역>
1.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그것에 맞아 살해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무심코 지나쳤던 시구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를 생각하고 있을 때 이 시를 다시 읽게 되었다. 나의 경험과 겹쳐졌다. "떨어지는 낙엽도 피하고, 별이 많은 하늘 밑에도 가지 말라." 제대 말년에 많이 들어 본 말이다. 군대를 나와서 펼쳐질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가 담긴 말이다. 나를 필요로 하는 존재를 위해 함부로 살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2.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나에게 말했다/"당신이 필요해요"
-독일어 원문 남자를 역자가 사람으로 바꿨다고 한다. 필요와 사랑. 필요한 사람은 그것을 다른 이에게서도 찾을 수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은 상대를 버릴 수 없다. 대상을 바꿔버림으로써 의미가 달라진다.
역자나 독자의 작품에 대한 재량권은 어디까지인가?
 
"문학에서 유일한 정답이란 없으므로 '틀렸다'라는 말은 함부로 쓸 수 없지만, 그래도 작품의 실상과 충돌하는 독법까지 허용되지는 않는다."(243)
"작품이 발표된 후 열리는 해석의 경기장에서는 창작자 자신도 단지 한 명의 선수일 뿐이므로."-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245)
"우리는 시의 맨 처음으로 계속 되돌아가 작품이 품고 있는 여러 갈래의 길을 남김없이 다 걸어도 된다. 다행이지 않은가. 인생은 다시 살 수 없지만, 책은 다시 읽을 수 있다는 것은."(246)
 
<사랑과 죽음의 분인론> 히라노 게이치로 "나란 무엇인가"(130)
'나'란 나눌 수 없는 '개인 in-dividual'이 아니라 여러 개의 나, 즉 '분인 dividual'들로 존재한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우리가 자신의 전부를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워도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의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는 보들레르의 시나 모리 오가이의 소설을 읽을 때의 자기 자신이 마음에 들었고, 그것이 자기라는 존재를 긍정하는 입구였다고 고백한다. "사랑이란 상대의 존재가 당신 자신을 사랑하게 해주는 것이다."(254)
-독자도 시를 이루는 구성요소 중의 하나다.
 
"이 세상은 신들과 괴물과 영웅의 세계가 아니고, 날개 달린 영혼이 고요한 에테르 속으로 비상하는 세계가 아니다. 가까운 것, 낮은 것, 평범한 것, 불완전한 것들의 세계다. 이 불완전함이 우리에게 허락된 유일한 천국이다. 그 불완전함 속에서 천국을 발견해내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148)
-아이스크림의 황제(전문가의 해설이 필요한 시), 월리스 스티븐스
 
<시대는 변하고 있다> 밥 딜런.(185)
"투표권에는 정년이 없다." (190)
-가장 느리게 변하는 것은 무엇일까?-변화를 거부하는 무리
2019년 18세 투표권 부여.
 
<생에 대한 각서> 이성복 -래여애반다라(풍요)(205)
다른 존재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생존의 비극성을 다룬다.
-'떨고 있는 별 하나' 1. 이상, 가치 2. 생명체
-'생쥐같이 노란 어떤 것' 1. 양심의 가책, 자극 2. 꿈틀거리는 생명력
-'날개' 1. 약간의 이상, 가치의 실현 2. 새로운 생명으로 전환
•1로 해석하면 현실의 초극, 2로 해석하면 현실의 수용-以天食天
 
<봄밤> 김수영(223
서둘지 말고, 바라지 말고, 당황하지 말라. 이 셋은 자주 엉킨다. 바라는 것이 너무도 많은데, 이룬 것이 너무 없어 당황스러울 때, 그때 서두르게 되는 것이다. 그때가 위험한 때다. 김수영이 걱정한 것도 그것이지 않을까. 빨리 무언가를 보여주려는 마음에 지면 나를 잃고 꿈은 왜곡된다.
그러므로 서두르지 않는 마음이란 현실 앞에 의연해지려는 마음이다.
----이제 그는 어느 봄밤 자신에게 또렷해진 이 '서두르지 않기'의 방법론에 "절제"라는 이름을 준다.(228-229)
 
<나날들> 필립 라킨(231)
-애매성. 매력적인 애매성(235)-시의 특징. 언어의 본질.
 
많은 이가 성공만을 보고 달려가는 '성과 주체'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 자기 자신과만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나르시시즘적인 주체라는 것이다. 자기애에 빠져 있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우울증적 상태에 가깝다. 타자라는 존재의 의미를 모르고, 그의 다름을 견디지 못하며, 그것과 대면해야 할 상황을 피하는 주체이다. 타자는 내 성공을 확인할 때나 필요한, 납작하고 투명한 거울에 불과하다.(259) <에로스의 종말, 한병철> 사랑의 위기
-원격 현전은 접촉 신뢰를 대체하지 못한다.
 
"나는 여전히 타자와의 조우야말로 우리를 가장 결정적으로 변화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믿는다. 레비나스식으로 분류해본다면 주체가 타자와 만나는 방식은 두 가지일 수 있다. 둘 다 고향을 떠나 타자에게로 가고 있으되, 오디세우스는 미지의 것을 기지의 것으로 만들며 자기 자신을 확장해 나가는 여행을 하기 때문에 끝까지 자기 자신일 뿐이지만 , 난데없는 신의 명령을 받들어 돌아올 수 없는 여행을 떠나는 아브라함은 자신이 영원히 알 수 없는 것들이 세상에 있음을 받아들이면서 스스로 다른 존재가 된다."(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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