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대통령의 염장이

마음닦기/독서

by 빛살 2023. 4. 16. 13:58

본문

대통령의 염장이/유재철/김영사/2022.03.15.

지혜로운 사람의 마음은 초상집에 가 있고,
어리석은 사람의 마음은 잔칫집에 가 있다.
-솔로몬의 잠언

대한민국 전통장례명장 1호. 염장이는 기술에 정신을 담는다는 글쓴이의 말처럼 자기의 일을 찾아 내고 그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느껴진다. 그들이 바로 명장이다.
지금도 새벽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지금까지 나와 인연 맺은 영가님들과 그리고 누구인지는 모르나 앞으로 만나게 될 고인을 위하여 향을 피우고 기도를 드린다.
본질적으로 모든 만남은 단 한 번뿐이다.
“사람은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헤라클레이토스)
우리 삶도 一期一會다.
‘萬歲一期 千載一會’(晉, 원언백)
‘만 년에 단 한 번, 천 년에 단 한 차례뿐인 귀한 만남’이란 뜻이다.
일본 다도에선 차를 대접할 때 일생 단 한 번밖에 없는 기회라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로 쓰였다.

세상에 태어날 것을 걱정하는 아기가 없듯, 세상을 떠날 것을 걱정하는 이가 없길 바란다.
'무서워 마라. 어차피 태어난 세상도 경험하지 못했던 세상이었고, 가야할 저 너머 세상도 경험한 바 없는 세상이다. 그렇지만 봐라. 그래도 이 세상 아름다울 수 있지 않니, 마음먹기에 따라서......(도신 스님)
일만 하면 되지 영가 걱정은 왜 했어? 네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드렸으면 네 할 일은 다한 것이고, 그 이후는 그분의 업에 맡기면 되는 거야.(암도스님)

많은 이가 죽음의 순간까지도 식탐을 멈추지 못한다.
분홍 치마저고리를 입고 볕이 드는 소파에 누워 있다가 조용히 세상을 뜬 할머니를 염한 적이 있다. 80세가 넘은 이 할머니는 나이 마흔에 남편을 먼저 떠나보냈다. 남편이 죽기 전에 선물한 분홍 치마저고리는 할머니가 가장 아끼는 옷이었다. 제일 중요한 날에만 입는 옷. 자녀들 결혼식부터 환갑, 칠순 잔치에는 꼭 꺼내 입으셨다고 한다.
지병이 갈수록 악화되어가자 할머니는 자신이 죽을 날을 직감한 듯, 어느 날부터 곡기를 끊으셨다.
볕 좋은 날 아침, 할머니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시더니 화장실로 들어가셔서 스스로 목욕을 하셨다. 그러고는 분홍 치마저고리를 꺼내 입으셨다. 할머니의 아들이 출근하면서 인사를 하자 소파에 앉아 느린 손짓으로 잘 다녀오라고 하셨다.
며느리가 설거지하면서 보니 할머니는 따뜻한 햇볕을 온몸으로 받으며 소파에 가만히 누워 계셨다. 한 시간 후, 집 안 청소를 마친 며느리가 어머니를 흔들어 깨웠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나신 뒤였다.
-나도 이렇게 세상을 떠났으면 좋겠다. 잘 죽으려면 잘 살아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 죽음을 맞았건 두 눈을 감은 시신은 깊은 잠에 빠진 듯 편안해 보인다.
영혼이 평안하게 떠날 수 있도록 얼굴을 깨끗하게 단장하는 것, 이것은 장례지도사(염사)가 고인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예우이다.

飯含: 고인의 입에 쌀을 물리는 의식.
함옥: 含玉-시신의 입에 옥으로 만든 매미를 물림, 땅 밑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다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매미처럼, 고인의 부활을 염원한다.
현재의 내 삶의 태도가 복을 가져다 준다.
엠바밍(embalming)-시신의 피빼기, 약품 처리, 방부 처리.
국장(박정희, 김대중 9일 공휴일) 국민장(7일)-2011년 국가장(김영삼, 노태우)으로 통합. 전두환 가족장(5일)
현재의  장례식 복장은 일본식, 완장이 아니라 가슴에 베 상장(衰)을 다는 것이 맞다.

乖角(어긋난 뿔)스님: 팔공산 암자에서 입적, 동화사 다비장 운구행렬- 유언에 따라 이미자 노래, 후원했던 풍물패, 스님의 염불이 어우러짐.
염습 자원봉사자

유족의 눈물이 수의에 묻으면 수의가 무거워 영혼이 떠나지 못한다는 옛말이 있다.

연명치료는 환자를 위한 치료가 아닌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치료이다.
준비하는 죽음: 2018년 존엄사법-연명의료결정법,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수목장, 氷葬, 화장. 엔딩노트

2023.04.20.-전등사에서

'마음닦기 >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든 계절이 유서였다  (0) 2023.05.12
인생의 역사  (0) 2023.05.10
기후정의  (0) 2023.04.16
기후정의선언 2021  (1) 2023.04.05
두 도시 이야기  (0) 2023.03.30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