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시 '지옥의 묵시록'에서 벤야민과 니체의 일화를 통해 우리의 생존 조건의 비극성을 제시한다.
시 <한라산>으로 우리 현대사의 비극과 국가의 폭력을 온몸으로 겪은 시인은 아우슈비츠를 통해 인간의 야수성과 동시에 악의 평범성('악의 평범성2', 하인리히 히믈러)을 본다. 그것은
'악의 평범성1'을 통해 보통 사람인 우리 이웃들에게로 전이된다. '악의 평범성3'은 "우리 사람 되는 거 힘들어. / 힘들지만 우리 괴물은 되지 말고 살자"로 끝난다.
길지 않은 글들이지만 많은 사건들과 실존 인물들, 영화와 노래, 문학 작품들을 인용하여 시공간을 넘나들며 인간의 폭력에 대해 생각하게 해 주었다.
시인은 자신의 위치를 백척간두에 올려 놓는다. 역사는 언제나 과도기이고 전환기이다. 백척간두에서 진일보하는 자세를 '어린 여우', '산수유 씨앗'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강이건 휠체어이건 온 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
'동백꽃'을 읽고 불일암의 법정 스님과 민청학련사건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불일암에 다시 가서 동백나무를 확인하고 싶어진다.
시인도 민청학련사건을 시로 쓰고 싶다고 한다.
병을 잘 다스려(대장암) 꼭 시를 완성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