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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마음닦기/독서

by 빛살 2024. 2. 14.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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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 리처드 도킨스, 홍영남•이상임 역 / 을유문화사 /2023.12.15.

최재천 님의 <다윈 지능>을 읽고 반드시 읽어야 할 것 같아서 책을 잡았다.

처음에는 별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허리가 꼿꼿하게 펴졌다.

특히 10~13장.

이기적 유전자는 40억년을 거쳐 자연은 진화적으로 안정한 전략으로 잘 짜여진 구조를 지니고 있었는데 이기적 유전자에 반항할 수 있는 뇌를 지닌 인간이 그 구조를 깨뜨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다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진화의 의미를 알게 되었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것은 상호 협력하는 것이다.


<30주년 기념판 서문>
핸디캡의 원리- 아모츠 자하비

"최고는 남들에게 자신의 우월성을 납득시키기 위해 핸디캡을 선택한다."
"진정 우월한 개체만이 많은 비용(위험 감수, 먹이 양보 등)을 들여 우월성을 널리 알릴 수 있고, 이로써 짝을 유혹하는 등 성공을 산다." - 아라비아 노래꼬리치레, 수컷공작
*제레미 다이아몬드: 남성의 음주와 흡연(건강에 위험) - 여성에게 매력
*9장 핸디캡의 원리
1. 자격 검정 핸디캡 2. 드러내는 핸디캡 3. 조건부 핸디캡 4. 전략적 선택 핸디캡(그라펜)
*포틀래치(Potlatch), 선물을 통한 호혜의 경제<이기적 유전자>의 중심 메시지 중 하나는 다윈주의에 붙은 부호가 마이너스 부호가 아닌 한, 다윈주의로부터 우리의 가치관을 이끌어 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이기적 유전자에 배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는 정도까지 진화했다.(21)

<초판 권두사>
진화론자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종이 다른 종보다 우월하다는 객관적인 근거는 아무것도 없다.(29)

1장 사람은 왜 존재하는가? Why are people?
나는 진화에 근거하여 도덕성을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다.(47)
유전자가 반드시 어떤 것을 결정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유전자 결정론).
유전자의 영향이 다른 요인에 의해 뒤집히지 말라는 법은 없다.(498)
- 좋은 사회 환경의 중요성

비정한 이기주의라는 유전자의 보편적 법칙
리처드 라이더가 말하는 '종 차별주의'의 윤리가 '인종 차별주의'의 윤리보다 확실한 논리적 근거가 있는지 나는 모른다.(59)

2장: 자기 복제자 The replicators
다윈의 '최적자 생존 survival of the fittest'은 실제로 안정자 생존 survival of the stable이라는 보다 더 일반적인 법칙의 특수한 예이다. 안정한것이란 이름을 붙일 수 있을 만큼 지속적으로 존재하거나, 흔하게 존재하는 원자의 집단이다.(63)
최초의 자연선택은 단순히 안정한 것을 선택하고 불안정한 것을 배제하는 것이었다.(65)
그들이 자손인 현재의 DNA 분자는 인간의 정확한 복사 기술에 견주어 보아도 놀랄 만큼 정확하지만, 그 DNA 분자도 때로는 오류를 일으킨다. 그리고 결국 진화를 가능케 하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오류이다.

<진화의 경향> 1. 수명이 긴 자기 복제자  2. 복제의 속도, 즉 다산성  3. 복사의 정확성(복제의 정확도)
우리 자신이 진화의 산물이기 때문에 우리는 진화를 막연히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로 진화를 '바라는' 것은 없다는 것이 그 질문에 대한 답이다.(71-2)
그다음으로 중요한 요소는 다윈 자신이 강조한 경쟁이다.(73)
살아남은 자기 복제자는 자기가 들어앉을 수 있는 생존 기계를 스스로 축조한 것이다.(74)
그들은 이미 먼 옛날에 자유를 포기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자기 복제자는 덜거덕거리는 거대한 로봇 속에서 바깥세상과 차단된 채 안전하게 집단으로 떼지어 살면서, 복잡한 간접 경로로 바깥세상과 의사소통하고 원격조정기로 바깥세상을 조종한다. 그들은 당신 안에도 내 안에도 있다. 그들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창조했다. 이제 그들은 유전자라는 이름으로 계속 나아갈 것이며, 우리는 그들의 생존 기계다.​(75)

3장 불멸의 코일 Immortal coils
유전자는 박테리아에서 코끼리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으로 모두 동일한 종류의 분자다. 우리 모두는 같은 종류의 자기 복제자, 즉 DNA라고 불리는 분자를 위한 생존 기계다.
획득 형질은 유전되지 않는다(82)
유전자는 그저 존재할 뿐이다.(83)
유전자-상호작용과 외부 환경, 협력 사업
몸을 제조한다는 것은 유전자 각각의 기여도를 구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복잡한 협력 사업이다.(84)
-유전자는 혼자 있을 때 '좋은 것'이 아니라, 유전자 풀 내 다른 유전자를 배경으로 할때 좋은 것이어야 선택된다. 좋은 유전자는 수 세대에 걸쳐 몸을 공유해야 할 다른 유전자들과 잘 어울리고 또 상호 보완적이어야 한다.(506)
유전자는 자연선택의 단위로서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긴 세대에 걸쳐 지속될 수 있는 염색체 물질의 일부로 정의한다.(90)
염색체-DNA-유전자(시스트론)

4장 유전자 기계 The gene machine
자연선택은 다른 유전자와 협력하는 유전자를 선호했다.(120)
이와 같은 감정에는 어떤 물체에 대한 '욕망', 즉 바라는 물체를 '마음속에 그린 그림' 또는 '목적'이 내포되어 있다. 누구나 자신을 되돌아보면 알 수 있듯이, 현대의 생존 기계 중 적어도 하나(사람)에서는 이 목적성이 '의식'이라고 불리는 특성을 진화시켰다.(125)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능력의 진화는 주관적 의식의 진화를 초래한 듯하다.(139)
현재 우리의 목적에서 의식이란, 실행의 결정권을 갖는 생존 기계가 그들의 궁극적 주인인 유전자로부터 해방되는 진화의 정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140)
생존 기계와, 생존 기계를 대신해 결정을 내리는 뇌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개체의 생존과 번식이다,(144)

5장 공격- 안정성과 이기적 기계 Aggression: stability and the selfish machine
진화적으로 안정한 전략(evolutionarily stable strategy, ESS)은 개체군에 있는 대부분의 구성원이  일단 그 전략을 채택하면 다른 대체 전략이 그 전략을 능가할 수 없는 전략으로 정의된다.
매파와 비둘기파의 안정된 비율은 7/12와 5/12로 한 개체의 평균 득점은 6과 1/4로 비둘기파 개체군 내 비둘기 개체의 평균 득점 15보다 훨씬 낮다. 그러나 안정된 비율을 선택하는 것은 내부로부터의 배신에도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보복자 전략 : 보복자는 매파에게 공격당했을 때는 매파처럼, 비둘기파를 만났을 때는 비둘기파처럼 행동하는 조건부 전략자이다.
불량배 : 매파처럼 행동하다가 반격당하면 즉시 도망친다.
시험 보복자 : 기본적으로는 보복자와 같으나 가끔 시험 삼아 싸움의 강도를 높인다.
---보복자만이 진화적으로 안정한 전략이 된다.(매파와 불량배가 안정된 비율로 혼합된 것)
순위제(177)
만약 개체들이 과거의 싸움에 관해 무언가 기억하고 있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기는 데 익숙해진 개체는 계속해서 이기고, 지는 데 익숙해진 개체는 정해 놓고 지기만 하는 것뿐이다. 처음에는 개체들이 완전히 무작위로 이기고 지다가 자연히 개체들 사이에 어떤 순위가 매겨진다(모종의 우열 순위). 이것은 부수적으로 집단 내의 심한 다툼을 점차 줄이는 효과가 있다.

다윈 이후 진화론에서 가장 중요한 진보를 꼽으라면, ESS 개념의 창안을 들어야 할 것이다.(180)
진보를 향한 진화는 꾸준히 올라가는 과정이 아니라 오히려 한 안정기에서 다음 안정기로 불연속적인 계단을 올라가는 과정일지 모른다.(184)- 단속 평형설
모든 것이 잘 통합된 몸이 존재하는 것은, 그것이 이기적 유전자들의 진화적으로 안정한 세트가 만들어 낸 산물이기 때문이다.(185)

6장 유전자의 행동 방식 Genesmanship
이 장의 핵심은 유전자가 남의 몸속에 들어앉아 있는 자신의 복사본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것은 개체의 이타주의로 나타나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유전자의 이기주의에서 생겨난 것이다.(189)
가까운 친척, 즉 혈연자가 유전자를 공유할 확률이 평균보다 높다는 것을 증명하기는 어렵지 않다.(192)-혈연 이타주의
두 사람의 혈연자가 한 개의 유전자를 공유할 확률을 나타내는 근연도(relatedness)라는 지표를 쓰기로 하자.(194)
혈연선택은 절대로 집단 선택의 특수한 예가 아니다. 그것은 유전자 선택의 특수한 결과이다.(199)
여기서 내가 말하려는 요점은 근연도 지수뿐만 아니라 확실성의 지수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215)-식별의 문제

7장 가족계획 Family planning
많은 동물 중에서 볼 수 있는 사회생활의 두 가지 중요한 요소는 영역성과 순위제이다.(229)
동물의 개체군은 순위와 영역에 대한 형식적인 다툼을 이용하여 실제로 기아에 의한 희생자가 발생할 수 있는 수준보다 약간 적게 개체 수를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232)
개체가 한배 알 수를 조절하는 이유는 전혀 이타적인 것이 아니다. 그들이 산아 제한을 행하는 것은 집단이 이용할 자원의 고갈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다. 자기가 낳은 새끼들 중 살아남는 새끼 수를 최대화하기 위해 산아 제한을 실행하는 것이다.(235)

8장 세대 간의 전쟁 Battle of the generations
어미는 특정 자식을 편애할 것인가, 아니면 모든 자식을 동등하게 이타적으로 대할  것인가?(249)
양육 투자(트리버스)- 자손 하나에 대한 투자로서, 다른 자손에 대한 양육 투자 능력을 희생시키면서  그 자손의 생존 확률(그리고 그로 인한 번식 성공도)을 증가시키는 것.(250)
세대 간의 전쟁에서 어느 쪽의 승산이 높은가라는 질문에는 일반적인 답이 없다.(275)
이 논의에서 인간의 윤리에 대한 교훈을 도출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자식들에게 이타주의를 가르쳐 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자식들의 생물학적 본성에 이타주의가 심어져 있다고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278)-이기적 유전자

9장 암수의 전쟁 Battle of the sexes
트리버스는 '암수의 협력은 상호 불신과 상호 착취의 관계'라고 강조했다. 암컷이 만들 수 있는 자식의 수에는 한계가 있는 반면 수컷이 만들 수 있는 자식의 수는 한계가 없다. 수컷의 암컷 착취는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암컷은 착취당하는 성이며, 착취의 근본적인 진화적 근거는 난자가 정자보다 크다는 데 있다. 암컷은 크고 영양소가 풍부한 난자의 형태로 처음부터 수컷보다 많은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아비보다 더 육아에 정성을 쏟는다.

실제로 자연선택은 새로운 암컷을 취한 직후 잠재적인 의붓자식을 모두 죽여 버리는 수컷을 선호할 것이다. 이것이 소위 브루스 효과Bruce effect이다. 이 효과는 쥐에서 알려진 것으로, 수컷이 분비하는 특정한 화학 물질을 임신 중인 암컷이 맡으면 유산한다는 것이다. 암컷은 전 배우자의 것과 다른 냄새를 맡았을 때에만 유산하게 된다. 수컷 쥐는 이런 방법으로 의붓자식을 죽이고 새로운 암컷이 자신의 성적 접근에 응할 수 있도록 한다. 무리에 새로 들어온 수사자가 기존의 새끼들을 모두 죽여버리는 경우가 있다. 아드리는 이 효과를 개체군 조절의 매커니즘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암컷의 선택 1. 가정적인 수컷을 선택하는 전략-육아 2. 남성다운 수컷을 선택하는 전략-좋은 유전자
암컷의 눈으로 볼 때 수컷이 갖춰야 할 바람직한 성질 중에 하나는 성적 매력 그 자체라고 한다. 
수컷이 서로 경쟁하며 암컷으로부터 남성다운 수컷임을 인정받으려고 하는 사회에서 어미의 최선책은 아들을 매력적이고 남성다운 수컷으로 키우는 것이다. 수컷은 성적으로 매력적이고 화려한 색채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반면 암컷은 칙칙한 색채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난자는 상대적으로 귀중한 자원이기 때문에 암컷은 수컷만큼 성적 매력이 철철 넘치지 않더라도 난자의 수정을 확실히 보장할 수 있다.

현대 서구인은 어떻게 된 것인가? 실제로 남성은 상대가 애써 찾는 성, 수요의 대상인 성, 신중하게 배우자를 선택할 수 있는 성이 되고 만 걸끼? 만일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10장 내 등을 긁어 줘, 나는 네 등 위에 올라탈 테니 You scratch my back, I'll ride on yours- 호혜적 이타주의
일꾼(일벌)이 행하는 자폭 행위와 다른 형태의 이타 행동 및 협동은 그들이 불임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놀랄 일이 아니다.  일벌의 모든 노력은 자기 자식이 아닌 혈연자를 돌봄으로써 자신의 유전자를 보존하는 데 투자된다. 일꾼은 아이 낳는 개체를 자기의 이익을 위해 '사육'하여 3대1의 성비에 근접하게 한다.

상대방이 죽을 때까지 싸우는 진정한 의미의 전쟁은 인간과 사회성 곤충에게만 볼 수 있다. 개미 무리 중에 다른 종류의 개미를 노예로 삼는 종이 있다. 노예 사역종의 일개미는 자신은 놀면서 대신 노예를 사냥한다. 이 개미들은 다른 종의 개미집을 공격해 일개미나 병정개미를 죽이고 성충이 되기 전의 어린 개체들을 빼았는다. 어린 개체들은 포획자 집에서 성충이 되어 자신이 노예라는 것을 모른 채 자신의 신경계에 주입된 프로그램대로 일을 한다. 여왕은 노예를 속여 1대1에 근접한 성비를 이룰 수 있다.

아메리카 대륙의 개미 몇 종류와 아프리카의 흰개미는 버섯 농장은 만든다. 가장 유명한 것은 남미의 파라솔 개미다. 버섯을 기르고 김매기까지 해주는 등 상호 이타적 관계를 유지한다.
개미는 진딧물이라는 가축까지 기른다.
<상리 공생-공생>
지의류는 언뜻 보면 하나의 개체 식물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균류와 녹조류의 친밀한 공생적 결합체다. 어느 쪽도 다른 쪽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이들의 결합이 좀 더 친밀했다면 지의류가 두 생물의 결합테라고는 도저히 판별해 내지 못했을 것이다. 아직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두 생물 또는 여러 생물의 결합체가 있을지 모른다. 우리 자신도 그러한 결합체가 아닐까?
미토콘드리아의 기원이 진화의 아주 초기 단계에서 우리와 비슷한 세포와 힘을 합친 공생 박테리아인 것이라는 논의가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리는 공생하는 유전자들의 거대한 집합체인 것이다.

<협력의 진화>
봉(sucker) 전략과 사기꾼(cheat) 전략, 원한자(grudger) 전략.
사기꾼 개체군이 원한자 개체군보다 절멸 가능성이 클지 모르나 그렇다고 해서 사기꾼이 ESS의 지위를 잃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만약 한 개체군이 절멸에 이르게 하는 ESS에 도달하면 그 개체군은 절멸해 버릴 것이다. 그저 안됐다고 할 수밖에 없다.
가장 안정된 전략: 원한자 전략-TFT


11장 밈-새로운 복제자 Memes: the new replicaters
인간의 특이성은 대개 '문화'라고 하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우간다 이크족의 극한적 이기성

*아라페시 현상


밈meme(그리스어 mimeme): 문화 전달의 단위 또는 모방의 단위.
유전자가 유전자 풀 내에서 퍼져 나갈 때 정자나 난자를 운반자로 하여 이 몸에서 저 몸으로 뛰어가는 것과 같이, 밈도 밈 풀 내에서 퍼져 나갈 때에는 넓은 의미로 모방이라 할 수 있는 과정을 거쳐 뇌에서 뇌로 건너다닌다.

유전자를 선택의 단위로 하는 낡은 유형의 진화는 뇌를 만들어 냄으로써 최초의 밈이 발생할 수 있는 '수프'를 마련해 주었다.
넓은 의미에서 모방은 밈이 자기 복제를 하는 수단이다.
'아이디어 밈'은 뇌와 뇌 사이에 전달될 수 있는 실체로서 정의될 수 있을지 모른다. 즉 다윈 이론의 밈이란 그 이론을 이해하는 모든 뇌가 공유하는 그 이론의 본질적인 바탕이다.
인간의 뇌는 밈이 살고 있는 컴퓨터다.

<밈 복합체의 예 - 종교, 맹신, 독신주의>
지옥불이라는 아이디어는 단순히 그 자체가 갖는 강렬한 심리적 충격 때문에 불멸의 존재가 된다. 그것이 신의 밈과 연관되어 버린 것은, 이 둘이 밈 풀 속에서 서로의 생존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믿음도 종교라는 밈 복합체의 또 다른 구성요소다. 이것은 증거가 없어도- 증거를 무시하고라도- 맹신함을 의미한다.(불신의 도마) 맹신이라는 밈은 이성적인 물음을 꺾어 버리는 단순한 무의식적 수단을 행사하여 불멸의 존재가 되는 것이다. 맹신은 어떤 것도 정당화할 수 있다.
맹신의 밈은 특유의 잔인한 방법을 통해 스스로 번식해 간다. 애국적 맹신이든 정치적 맹신이든 종교적 맹신이든 모두 마찬가지다.
믿음의 힘은 동정, 용서, 관대 등 인간 감정에 대한 모든 호소로부터 사람들을 무디게 만든다.
독신주의는 상호 협력하는 종교적 밈들이 만들어 낸 거대한 복합체에서 작은 일부분인 셈이다.

순수하고 사욕이 없는 진정한 이타주의의 능력이 인간만이 가진 또 다른 성질일 가능성도 있다.
우리가 비록 어두운 쪽을 보고 인간이 근본적으로 이기적인 존재라고 가정한다고 해도, 우리의 의식적인 선견지명, 즉 상상력을 통해 장래의 일을 모의실험하는 능력이 맹목적인 자기 복제자들의 이기성으로 인한 최악의 상황에서 우리를 구해 줄 것이다.
우리는 유전자의 기계로 만들어졌고 밈의 기계로 자라났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우리의 창조자에게 대항할 힘이 있다. 이 지구에서는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이기적인 자기 복제자의 폭정에 반역할 수 있다.

12장. 마음씨 좋은 놈이 일등한다 Nice guys finish first
단순한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는 상대방의 신뢰를 확인할 방법이 없으므로 상호 배신으로 끝난다.
반복되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는 상호 신뢰 또는 불신을 쌓고, 보복하거나 회유할 기회를 갖게 된다.
이 게임에서 가장 좋은 전략은 가장 단순하고 가장 덜 교묘해 보이는 '이에는 이, 눈에는 눈Tit for Tat(TFT)' 전략이다. TFT는 최초의 게임에서 협력으로 시작하고 그 이후에는 단순히 상대의 앞 수를 흉내낸다.
모든 전략들 중 가장 중요한 범주는 '마음씨 좋은' 전략꾼이다. 마음씨 좋은 전략은 먼저 배신하는 일이 결코 없는 전략으로 정의된다. TFT가 그 일례인데, 이 전략은 배신할 수 있기는 하지만 보복으로서만 배신한다.
관대(forgiving)한 전략은 보복은 하지만 단기의 기억밖에 없다. 오랜된 악행은 쉽게 잊어 버린다. TFT는 관대한 전략이다. 배신자에 대해 그 즉시 가볍게 벌하고 그 후에는 과거를 씻은 듯이 잊는다. 관대하지 않은 원한자/프리드먼 전략은 상호보복의 연쇄를 타파할 수 없어 성적이 좋지 않았다.
'두 번은 봐준다 Tit for two Tats(TFTT)'는 게임을 거듭할수록 TFT보다 성적이 낮아졌다.
TFT가 진짜 ESS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마음씨가 좋으면서도 보복적인 TFT와 유사한 전략들의 혼합 전략이 실제로 ESS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아마도 적절할 것이다.- 집단적으로 안정한 전략(Collectively stable strategy)

서로 닮은 개체들은 혈연, 혹은 각 개체가 출생 장소 근처에 살려는 경향(粘性)에 의해 모여서 살게 된다. 이를 적용하여 보면 집단 전체로 보면 TFT가 드물더라도 국소적으로는 그 수가 많을 수 있다. 작은 지역 집단을 이루어 서로 협력하는 TFT 개체가 크게 번영하여 큰 지역 집단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래서 항상 배신하는 개체가 우세하던 지역에까지 퍼질 수 있다.

TFT는 시샘하지 않는다. 시샘한다는 것은 상대보다 많은 금액을 얻으려고 애쓰는 것을 의미한다. TFT는 실제로 게임에서 이기는 일이 결코 없다. 기껏 잘돼야 상대방과 비길 뿐이다. 반복되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실시할 때에는 거의 모든 경기자들이 시샘의 유혹에 빠져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밖에 얻지 못한다. 별생각 없이 많은 사람들은 상대방과 협력하여 물주를 공격하기보다 상대방을 공격하려고 한다. 액설로드의 연구는 이것이 실수라는 것을 보여준다.

죄수의 딜레마는 비영합 게임(nonezero sum game)이다. 돈을 지불하는 물주가 있고, 따라서 두 선수는 어깨동무를 하고 끝까지 물주를 뜯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미래의 그림자는 길어야 한다. 어느 경기자도 게임이 언제 끝나는지 몰라야 된다.
-영국군과 독일군, 우리도 살고 남도 살리자(live-and-let-live)

 

시샘 없고 관대하며 마음씨 좋은 전략의 승리가 자연계에도 적용되려면 유일한 조건은 자연이 때때로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설정해야 하고, 미래의 그림자가 길어야 하며, 그 게임이 비영합 게임이어야 한다.
-무화과말벌, 농어의 협력과 배신, 박쥐의 헌혈
흡혈 박쥐는 이기적 유전자에 지배되면서도 마음씨 좋은 놈이 일등이 될 수 있다는 따뜻한 생각을 퍼뜨릴 수 있을 것이다.

13장. 유전자의 긴 팔 The long reach of the gene
유전자 간의 중요한 차이는 그 영향으로서만 드러난다. 이것은 보통 배 발생 과정에 대한 영향, 즉 신체의 형성과 행동에 대한 영향을 뜻한다.
'표현형(phenotype)'이라는 용어는 하나의 유전자가 신체로 발현되는 것, 즉 배 발생 과정을 통해 유전자가 그 대립 유전자에 비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말할 때 쓰인다.
자연선택이 어떤 유전자를 선호하는 것은 유전자 그 자체의 성질이 아니라 그 결과, 즉 그유전자가 표현형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우리는 생물 개체를 당연한 것으로 간주하는 낡은 태도를 우리 생각에서 없애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의 생각을 정화하기 위해 우리가 사용할 도구는 내가 '확장된 표현형'이라고 부르는 개념이다.
우리는 이제 어떤 유전자가 표현형에 미치는 영향을 그것이 전 세계에 미치는 모든 효과로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어떤 경우에라도 한 유전자가 표현형에 미치는 영향은 그 유전자가 스스로를 다음 세대 속으로 밀어 넣기 위한 도구가 된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여기서 한 가지 추가할 것은 그 도구가 생물 개체의 체벽을 벗어날 수있다는 것이다. 유전자가 자신이 들어앉아 있는 생물체 바깥의 세계에까지 확장된 표현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머릿속에 떠오르는 예로는 비버 댐, 새집, 그리고 날도래 애벌레의 집과 같은 건축물이 있다.
날도래 집의 변이를 통제하는 유전자가 존재했음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자연선택은 선택 대상들 중에 유전적 차이가 없는 한 적응을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전학자는 기괴한 생각이라고 할지 몰라도, 우리가 돌 모양, 돌의 크기, 돌의 견고함 등을 '담당하는' 유전자에 대해 말하는 것은 이치에 맞는 것이다.
돌의 성질에 대한 유전자의 영향은 특히 간접적인 것이라고 생각된다.
돌의 견고함은 날도래 유전자가 확장된 표현형에 미치는 영향이다.
하나의 생물 개체에 있는 유전자는 다른 생물 개체의 몸에 확장된 표현형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떤 흡충(편충류)이 기생하는 달팽이는 특별히 두꺼운 껍데기를 가지고 있다. 흡충은 달팽이에게 모종의 숨겨진 화학적 영향을 미쳐 달팽이가 자신이 선호하는 껍데기의 두께를 벗어나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노세마와 쌀도둑거저리 애벌레, 사쿨리나와 게

기생자에 대한 질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유전자가 숙주의 유전자와 같은 운반체를 거쳐 다음 세대로 전재히지는가? 만일 그렇다면 기생자는 숙주가 단순히 생존뿐만 아니라 번식도 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도울 것이다.
우리 모두는 태고의 기생자들이 합체한 것의 유물일지도 모른다.
- 암브로시아 나무좀에 기생하는 박테리아. 클로로히드라 비리디시마와 조류
우리의 유전자들이 서로 협력하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 자신의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미래로의 출구 - 알이나 정자 - 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비버의 호수는 유전자의 확장된 표현형이며 이것은 몇백 미터나 뻗칠 수 있다. 유전자의 영햘력이 이렇게도 멀리까지 뻗칠 수 있다니!

기생자의 유전자가 멀리 떨어진 숙주에서 발현될 수도 있다.
-뻐꾸기 유전자의 확장된 표현형, 개미 '뻐꾸기'

동물의 행동은, 그 행동을 담당하는 유전자가 그 행동을 하는 동물의 몸 내부에 있거나 없거나에 상관없이, 그 행동을 담당하는 유전자의 생존을 극대화하는 경향을 가진다. 동물의 행동뿐만 아니라 색깔, 크기, 형상 등의 어떤 것에나 적용될 수 있다.
유전자가 세포 속에 모이는 이유는 자신이 번영하기에 알맞은 세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전가 간의 협력은 세포 내에서 계속되고 세포는 뭉쳐(또는 세포 분열 후 분리되지 않아) 다세포의 몸을 만들어 낸다.
세포가 무리를 짓는 이유도 협력과 관계가 있다. 무리를 짓는 것의 이점은 몸 크기에 그치지 않는다. 무리 내의 세포는 특수화되어 각각의 임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병목형 생활사가 분명히 구분된 단위 운반자로서 생물 개체의 진화를 촉진하는 이유는 '제도판으로의 회귀',  '주기의 규칙성', '세포의 획일성' 때문이다.
생물 개체를 정의하는 본질적인 특징은 그것이 처음과 마지막에 단세포의 병목을 가진 단위라는 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자기 복제자가 이 세상에서 성공할 것인지는 이 세상이 어떤 세상인가, 즉 先在조건에 달려 있다. 이런 조건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종류의 자기 복제자와 이것이 초래하는 결과일 것이다. 영국인과 독일인 조정 선수의 예에서와 마찬가지로, 서로에게 이익을 주고받는 자기 복제자들은 양자가 존재할 때 그 수가 많아질 것이다. 지구 상의 생물이 진화하는 과정 중 어느 시점에선가 서로 공존할 수 있는 자기 복제자가 모여 체계적 운반자 - 세포, 그리고 이후에는 다세포 생물체 - 의 형태를 취하기 시작했다. 병목형 생활사를 가진 운반자가 번성하게 되었고 이들은 보다 더 개별적으로 구분이 가능하게 되었고 운반자다워졌다. 

우주의 어느 장소든 생명이 나타나기 위해 존재해야만 하는 유일한 실체는 불멸의 자기 복제뿐이다.
생명을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는 것은 단지 이타성이나 이기성의 진화를 밝힐 수 있는 것만이 아니라 아주 오래된 과거 또한 밝힐 수 있다. 한 종의 유전자 풀은 과거 특정 환경에서 살아 남은, 서로 협력하는 유전자들의 카르텔이다. 한 동물의 유전체로부터 그 조상이 살았던 환경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기적, 협력적, 불멸의 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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