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난주

마음닦기/독서

by 빛살 2025. 4. 6. 10:24

본문

난주/김소윤/(주)은행나무/2020.06.19

2018년 3월에 제주 추사기념관에 들렀다가 월요일이라 문을 열지 않아 주위를 서성거렸다.
그때 정난주 묘지 이정표를 보았다.
묘소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난주의 작은아버지 정약용이 내가 살고 있는 포항에서 잠시 유배생활을 했기 때문에 관심이 갔다. 
소설 <난주> 소식을 접하고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꼽고 있었다.
 
난주는 정약현의 1녀이다.
정약현은 다산의 <수오재기>에도 나온다.
1남 정약현-한국 천주교회 창설 주역인 이벽의 여동생과 결혼.  유교.
-1녀 정명련(난주)은 황사영과 결혼. 황사영 신유박해(1801년) 때 거열형. 난주는 제주도 대정현 관비. 2살난 아들 황경한(헌-보명)을 추자도에 버림.
2남 정약전- 흑산도 유배. 세상과 단절.
3남 정약종-온 가족이 순교함. 아내 유소사 세실리아. 1남 정철상, 2남 정하상 1녀 정정혜
4남 정약용-3기 유학의 건설자(공맹-주자-다산, 김영호/동북아평화센터 이사장)
 
4형제의 삶의 길이 모두 달랐다.
황사영과 난주의 길도 달랐다.
황사영은 거열형(오체분시, 오우분시)을 당한다. 시어머니 이윤혜는 저제도로, 정난주는 제주 관노로 유배된다. 두살 난 아들 황경헌을 살리기 위해 배교를 하여 목숨을 부지하고 아들을 죄인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추자도에 유기한다.
누구의 길이 옳았을까?
쉽게 답이 나오지 않지만 죽는 것만큼 살아가는 것도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두목의 <제오강정>이라는 시가 떠오른다.
살아야 무슨 일이든 도모할 수 있다.
그길이 치욕의 길이라 할지라도.

난주가 감추려는 것은 수치가 아니다. 감추려는 것은 오히려 진실한 믿음이요, 신성한 열정이다. 남편이 주교에게 편지를 보내려 한 것은 나라를 팔아먹으려는 매국도  나라를 뒤엎으려는 역심도 아닌, 옳은 것을 옳다 말하고 싶었던 간곡한 바람이었다. 난주는 자신이 지금 하려는 일 또한 불의라고 생각지 않았다. 사사로운 믿음까지 죄가 되는 세상에서 국법 또한 절대선이 될 수 없다. 난주는 스스로를 다독이듯 거듭 되새겼다.(46쪽)
 
나는 네가 황사영, 정난주의 아들이 아닌 경헌 네 자신으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양반도 천출도 아닌 이 땅을 살아가는 보통의 양민이 되어, 때론 주리고 고통받겠으나 강인함으로 살아남아 끝끝내 또 다른 생명을 일구어가는 그러한 사내로 말이다. 아무것에도 얽매이지 말 거라. 태생에도, 사상에도, 신앙에도.... 너 된 너로 살아남아 어떤 네가 되든... 천 일 만 일을 하루같이 그리워하고 애태우며 아끼고 사랑할 것이다.... 아들아........ (47쪽)
* 어른 김장하' 다큐멘터리에서 김장하 선생이 들려준 한 장학생(과거 자신이 지원했던) 이야기가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김종명이. 명신고 7기. 와서 하는 이야기가 '장학금을 받고도 특별한 인물이 못 돼 죄송합니다' (웃음) 내가 그런 것을 바랐던 건 아니었어. 우리 사회는 평범한 람들이 지탱하고 있는 거다." -한겨레21/1559호 이재호 기자

소설은 결말 부분이 허술하다고 느껴졌다.
술술 익히지만 끝에 가서 긴장감이 풀어진다.

'마음닦기 >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앵무새 죽이기  (0) 2025.03.25
흐르는 강물처럼  (0) 2025.03.24
조국의 함성  (0) 2025.03.04
읽지 못하는 사람의 미래  (0) 2025.02.18
맡겨진 소녀  (0) 2025.01.29

관련글 더보기